두 달 남짓 남은 시즌 준비와 이번 주 프로 선수가 주축인 대표팀이 아시아선수권에 출전하는 등 업무가 쏟아지는 시기지만 주인 없는 빈 책상만 줄줄이 눈에 띈다.
지난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용병 드래프트를 마친 뒤 출장 갔던 KBL 임원과 직원 대다수가 현지에 남아 관광, 골프, 쇼핑 등으로 휴가를 즐기고 있어서다.
드래프트에 참석한 10개 구단 코칭스태프와 프런트 직원들은 24일 새벽 귀국한 반면 김영수 총재를 비롯해 KBL 관계자 9명 가운데 7명은 이번 주말까지 4, 5일을 더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식 일정을 마친 뒤 개인 비용을 들여 휴가를 쓰는 데 뭐라 할 수는 없지만 20명 정도에 불과한 KBL 임직원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일제히 외유에 나선 데 대한 주위의 시선은 따갑기만 하다. 게다가 왕복 항공료는 출장 경비로 처리된 것이었다.
KBL은 최근 구조조정을 이유로 비정규직 직원 4명을 아무런 예고도 없이 해고해 원성을 사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대거 ‘유람’에 나서 조직 운영의 난맥을 드러내고 있다.
게다가 이번 드래프트는 특정 에이전트의 주도로 치러져 ‘특혜 시비’를 불렀고 준비 소홀로 허름한 체육관에서 진행 미숙이 속출했다. 용병 선발을 굳이 도박 도시에서 개최한 것 자체가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기도 하다.
KBL 사옥에 내걸린 ‘한국 프로농구의 메카’라는 대형 간판은 공허하게만 보인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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