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아시안컵 4강전까지의 한국축구대표팀을 요약하면 이렇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당초 수비진이 약점으로 꼽혔다. 젊은 수비수들의 경험 부족이 지적됐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김치우(24)-강민수(21·이상 전남 드래곤즈)-김진규(22·FC 서울)-오범석(23·포항 스틸러스)으로 이어지는 포백 수비라인은 무난한 경기운영을 보였다. 이들은 5경기에서 3골만을 내주었고 이란과의 8강전에서 높은 집중력을 보이며 승리의 밑바탕이 됐다.
미드필드에서도 새로운 실험이 있었다. 수비수로 뛰던 김상식(31·성남 일화)을 미드필더로 올려 손대호(26·성남)와 짝을 맞추게 했다. 이 같은 김상식-손대호 수비형 미드필더 조합은 대체로 무난했으나 조금 더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한국의 대표적인 수비형 미드필더였던 이호(23·제니트)는 이번 대회에서 부진했다.
반면 공격형 미드필더에서는 김정우(25·나고야 그램퍼스)라는 새로운 카드를 발견했다. 김정우는 수비능력이 있는 데다 기동성이 좋아 활동반경이 넓다는 평. 김정우의 등장은 김두현(25·성남)과의 공격형 미드필더 경쟁 체제를 예고했다.
그러나 전술은 단순했고 득점력은 부족했다. 중앙공격수 이동국(28·미들즈브러)이 부상으로 부진했고 조재진(26·시미즈)도 득점력을 보여 주지 못했다. 염기훈(24·전북 현대)과 최성국(24·성남) 이천수(26·울산 현대) 등의 측면 공격수들은 중앙 공격수와 호흡을 맞추지 못했다. 한국은 측면 돌파에 이은 크로스를 이용한 공격에 지나치게 의존했다. 중앙 돌파를 하기에는 선수들의 개인기와 순간적인 부분 전술 운용 등이 여의치 않았다.
이영무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은 “한국 축구는 장기적으로 개인기를 늘려야 한다. 앞으로 치고나가는 드리블이 적다. 또 전체적으로 포메이션에 따른 부분 전술에 대한 숙련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며 근본적인 처방이 필요함을 말했다. 홍명보 코치도 “한국 선수들은 포메이션에 따른 포지션별 역할을 소화하는 능력을 어려서부터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쿠알라룸푸르=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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