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비스, 에비앙마스터스 우승으로 ‘실력+섹시’ 입증

  • 입력 2007년 7월 31일 02시 59분


생애 첫 키스‘외모로 버틴다’는 평가를 털어내고 메이저급 대회인 에비앙마스터스에서 정상에 오른 내털리 걸비스가 우승컵에 입맞춤하고 있다. 에비앙레뱅=EPA 연합뉴스
생애 첫 키스
‘외모로 버틴다’는 평가를 털어내고 메이저급 대회인 에비앙마스터스에서 정상에 오른 내털리 걸비스가 우승컵에 입맞춤하고 있다. 에비앙레뱅=EPA 연합뉴스
리즈 위더스푼 주연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 ‘금발이 너무해’는 사회적 편견을 유쾌하게 깨뜨리는 영화다. 그 편견은 ‘금발 여성’은 아름답지만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

2002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데뷔한 내털리 걸비스(24)는 금발이다. 177cm의 늘씬한 키에 눈에 확 띌 만한 미모도 갖췄다. 대회 때면 클럽하우스에서 반짝거리는 하이힐을 신고 다닐 정도로 외모에 신경을 쓴다.

그래서 걸비스는 인기가 많다. 남성잡지 표지에도 자주 등장했고, 비키니 수영복을 입고 찍은 사진으로 달력을 제작해 팔기도 했다. 2005년 미국 남성잡지 FHM이 전 세계 누리꾼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에서 연예인을 포함해 ‘가장 섹시한 여성스타 100인’에도 꼽혔다.

비난하는 사람도 많다. 일부 선수는 “얼굴과 몸매로 버틴다”며 수군댔고 ‘골프계의 안나 쿠르니코바’라고 불리기도 했다. 6년째 투어 생활을 하면서 우승 한 번 못했다는 게 가장 큰 이유였다. 쿠르니코바는 뛰어난 외모로 남성 팬을 몰고 다녔지만 한 번도 정상에 서지 못했던 러시아의 테니스 선수.

하지만 ‘메이저급 대회’ 에비앙마스터스 우승으로 걸비스는 실력 없는 선수가 아니라는 점을 입증했다. 사실 그는 데뷔 때부터 기대주였다. 14세 때 미 캘리포니아 주 여자아마추어선수권에서 우승하면서 이름을 알렸고 퀄리파잉스쿨도 공동 3위로 통과했다. 2005년에는 상금 랭킹 6위를 기록했다. 30일 현재 세계 랭킹 39위지만 에비앙마스터스 우승으로 순위가 크게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제이미 파 오언스 코닝클래식에서 김미현(KTF)에게 연장 우승을 내줬던 걸비스는 “그때 상황이 떠올랐지만 이번에는 내가 이겼다”며 “정말 오랫동안 우승을 기다렸다. 참고 기다리면 언젠가 이런 날이 올 줄 알았다”고 기뻐했다.

걸비스는 ‘골프계의 쿠르니코바’라는 달갑지 않은 꼬리표를 떼어 내며 우승 상금 45만 달러(약 4억2000만 원)를 챙겼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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