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로 모든 게 바뀌었다. 군대 문제 해결로 꿈에 그리던 미국 무대에도 도전할 수 있었다.”
그 당시 방성윤은 국가대표 발탁이 불가능해 보였다. 대한농구협회는 부상을 이유로 최종 엔트리 제외를 검토했다. 하지만 김진 대표팀 감독이 서울에서 부산까지 내려가 연세대 2학년이던 방성윤이 출전한 대학 대회를 지켜본 뒤 “괜찮다”며 선발을 요청한 끝에 태극마크를 달 수 있었다. 이런 사실로 방성윤은 평소 김 감독을 은인으로 여기며 고마워한다.
남다른 사제 관계인 이들이 5년 만에 다시 한배를 탔다. 김 감독이 지난 시즌 종료 후 오리온스를 떠나 SK의 지휘봉을 잡았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한 기대가 크다.
오리온스에서 김 감독은 프로농구 최다인 6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 우승 1회, 준우승 1회를 기록한 명장.
반면 SK는 지난 시즌까지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호화 멤버지만 조직력이 약했고 확실한 구심점이 없었던 탓이라는 게 김 감독의 분석이다. 학창 시절 우승을 밥 먹듯 한 방성윤은 프로에서는 두 시즌 동안 플레이오프조차 간 적이 없다.
김 감독은 오리온스 시절 아시아경기 금메달로 병역 면제를 받은 김승현 위주의 용병술로 효과를 본 데 이어 이제 방성윤이 SK의 중심이 되기를 바란다. 방성윤과 자주 대화하는 김 감독은 “혼자 뭘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슈팅을 난사하기보다는 수비와 빠른 공수 전환에 신경 쓰라”고 강조한다. 또 고참 문경은(36)과 전희철(34), 신인 1순위로 뽑힌 김태술(23) 등 선후배들과의 조화를 주문한다.
5월 손가락 수술을 받은 방성윤은 이달 초 훈련을 재개해 팀워크에 치중하면서도 연습경기에서 평균 30점 가까이 넣으며 새로운 의욕을 보였다.
김 감독과 방성윤은 상생의 길을 걷게 될까. 올 시즌 프로농구의 관전 포인트가 아닐 수 없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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