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시]롯데 ‘부산 주경기장’ 입성 꿈으로?

  • 입력 2007년 9월 5일 02시 59분


프로야구 롯데의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 입성은 ‘한여름 밤의 꿈’으로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가 아시아드 주경기장을 야구장으로 개조해 새 홈구장으로 이용하고 싶다는 의견을 부산시와 부산 아이파크 축구단에 밝혔다는 소식은 야구팬들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아시아드 주경기장은 2002년 한일 월드컵과 부산 아시아경기를 위해 1996년 착공해 2001년 완공됐다. 현재는 부산의 홈구장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5만5000여 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다.

정해우 부산시 체육시설관리사업소 소장은 4일 “단순한 아이디어 차원으로 얘기를 들었던 것일 뿐 주경기장의 용도 변경은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롯데는 홈구장인 사직구장의 시설이 낙후됐고 수용 인원도 3만 명으로 적어 새 경기장이 절실한 실정. 주경기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게 되면 경기장을 새로 지을 필요 없이 개조만으로 새 경기장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이미 롯데는 2004년 전임 소장 부임 때에도 같은 의견을 전달했지만 진척은 없었다.

그러나 롯데 이상구 단장은 “지난달 초 정 소장, 부산 아이파크 단장과 함께한 자리에서 정 소장이 ‘주경기장에서 축구 경기가 1년에 10여 일밖에 안 열리는데 너무 놀리는 것 아니냐며 위에서 활용 방법을 찾아보라고 했다’고 말했다”며 “그때 롯데는 60일 이상 계속 쓸 수 있다며 야구장 개조 의견을 냈다”고 밝혔다.

부산시는 주경기장 관리에 연간 10억 원 이상의 적자를 보고 있어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축구단도 주경기장의 규모가 너무 크고 경기를 관람하기에도 적절하지 않아 축구 전용구장을 신축할 것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정 소장은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은 한일 월드컵 당시 한국 대표팀이 월드컵 역사상 첫 승리를 거두는 등 큰 의미가 있는 경기장인데 개인적으로 말할 수 없는 것”이라며 “개인적으로 용도 변경에 대해 거론할 위치도 안 된다”고 말했다.

롯데로선 올 시즌 모처럼 찾아온 4강 진출의 희망과 함께 아시아드 주경기장 진입마저 물거품이 돼 가고 있다. 이래저래 ‘구도’ 부산 야구팬의 실망은 커져만 가고 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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