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 에이스 다니엘 리오스(35)는 20일 현대와의 수원경기에서 국내 프로야구 12년 만에 선발 20승을 기록한 뒤 “야구는 내 인생 그 자체”라며 이렇게 말했다.
리오스의 이날 승리는 한국 프로야구 출범 후 ‘최고령 선발 20승’. 종전 기록은 1985년 삼성 김일융의 34세. 1983년 30승 가운데 28 선발승을 거둔 삼미 장명부(2005년 작고)도 33세 때였다.
리오스가 30대 중반의 나이에 20승(5패)과 1점대 평균자책(1.96), 4년 연속 200이닝 이상 투구를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성실’과 ‘열정’에 있다. 선발 등판한 다음 날에도 러닝과 웨이트트레이닝을 거르지 않는 자기 관리가 그것이다.
두산 주장 홍성흔은 “리오스는 용병 그 이상의 선수다. 팀원들과 허물없이 지내고 거의 매일 연습에 매달리는 성실맨”이라고 말했다.
리오스는 “올 시즌 도중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가 가장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어린 시절 미국 마이애미 해변에서 함께 캐치볼을 했던 그의 아버지는 6월 암으로 66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하지만 리오스는 아버지 장례식을 위해 마이애미를 다녀온 다음 날 SK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9이닝 3안타 완봉승을 거뒀다. ‘아버지에게 바친 승리’였던 셈이다.
리오스가 야구선수로서 잊지 못할 순간은 비록 2경기 등판에 그쳤지만 1997년 미국프로야구 뉴욕 양키스 빅리거로 뛰었을 때. 메이저리그 통산 1패에 평균자책 9.31의 초라한 성적을 거둔 그에게 한국은 ‘기회의 땅’이었다. 2002년 KIA에 입단한 그는 2005년 두산으로 자리를 옮겨 통산 88승 59패 13세이브에 평균자책 3.00을 기록 중이다.
올해 최고의 한 해를 보내면서 일본 프로야구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리오스는 “지금은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뛸 뿐이다. 시즌이 끝난 뒤 생각해 볼 일”이라고 말했다.
리오스는 요즘 틈틈이 경영학 공부도 하고 있다. 그는 10년 뒤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을까. “야구를 사랑하지만 아마 개인사업을 하고 있을 것이다. 야구 계속하게 되면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없기 때문이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한국프로야구 선발 20승 이상 투수 현황 | |||
연도 | 선수 | 성적 | 당시 나이(세) |
1983 | 장명부(삼미) | 30승(28선발승) 16패 6세이브 | 33 |
1985 | 김시진(삼성) | 25승(21선발승) 5패 10세이브 | 27 |
1985 | 김일융(삼성) | 25승(20선발승) 6패 | 34 |
1987 | 김시진(삼성) | 23승(21선발승) 6패 | 29 |
1995 | 이상훈(LG) | 20승(20선발승) 5패 | 24 |
2007 | 다니엘 리오스(두산) | 20승(20선발승) 5패 | 35 |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