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10일 한화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홈런 2방을 포함해 9안타를 집중시켜 6-0으로 이기며 전날의 0-5 패배를 되갚았다. 양 팀은 1승 1패를 기록하며 12일 대전에서 열리는 최종 3차전에서 플레이오프 진출 팀을 가리게 됐다.
삼성 선동렬 감독은 경기 전 농담을 던질 정도로 여유로웠다. 전날 준플레이오프에서 완패한 수장답지 않게 표정도 밝았다.
선 감독은 이미 내년 팀 구상을 하고 있었다. “배영수가 내년 시즌에 돌아올지 미지수고 심정수도 무릎 수술을 받아야 해 팀 전력 보강이 절실한 상황이다. 타선을 보완하기 위해 용병 타자 한 명을 데려올 생각이다.”
하지만 선 감독은 “이제 더는 물러날 곳이 없다. 선취득점만 하면 모든 투수를 총동원하겠다”며 필승 의지를 내비쳤다.
이날 경기는 전날 경기를 뒤집어보는 듯 홈런으로 승부가 갈렸다.
삼성은 2회 2사 후 진갑용이 한화 선발투수 정민철의 2구를 끌어당겨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양준혁은 1-0으로 앞선 6회말 1사 1루에서 최영필의 3구 슬라이더를 결대로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25m짜리 2점포를 날리며 이날 최우수선수에 선정됐다.
양준혁은 “팀 선수 모두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었다. 6회 슬라이더를 노리고 크게 방망이를 휘두른 게 홈런이 돼 기쁘다”고 말했다.
삼성은 7회에도 안타 3개와 고의사구 1개로 2득점하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선 감독의 ‘지키는 야구’도 모처럼 빛을 발했다.
선 감독은 1-0으로 앞선 4회 선발 전병호가 한화 제이콥 크루즈를 볼넷으로 내보내자 윤성환으로 투수를 바꿔 후속타자를 삼진과 범타로 처리했다. 윤성환은 2와 3분의 2이닝 동안 1안타 무실점하는 호투로 포스트시즌 첫 출전에서 승리를 챙겼다.
삼성은 6회 임창용, 7회 권혁, 9회 오승환이 이어 던지며 한화 타선을 틀어막았다.
한화는 선발 정민철이 허리 근육통으로 3이닝 1실점한 뒤 물러난 데다 팀 타선도 3안타로 침묵하면서 완패했다.
대구=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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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철 부상이 결정적 패인
▽한화 김인식 감독=1회에 선발 정민철이 허리가 삐끗했다. 본인은 이를 악물고 버틴다고 했는데 계속할 상황이 아니라 결국 강판했다. 선발이 6회 정도 던져 줘야 되는데 그러지 못해 차질이 생긴 게 패인이다. 타선도 3안타밖에 못 쳐 득점하지 못했다. 정민철은 내일 병원에 가서 정밀 검진을 받아야 할 것 같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대전에서 최선을 다하겠다.
전병호 기대이상 호투
▽삼성 선동렬 감독=선취점이 역시 중요하더라. 진갑용의 홈런이 컸다. 전병호가 기대만큼 잘 던져 준 것도 승인이다. 초반부터 기습번트 한 것은 지시보다는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한 것이다. 4회 만루에서 병살타가 나왔는데 그 뒤로는 찬스 때 점수를 잘 뽑아냈다. 모레 경기는 오늘보다 더 나을 것이다. 3차전에서는 선발 매존이 3, 4회만 잘 막아 준다면 모든 투수를 동원해서 승부를 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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