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와 삼성의 준플레이오프 1, 2차전은 선글라스를 낀 감독이 이겼다. 9일 한화 김인식 감독은 대전구장에서 렌즈 크기가 작은 신세대 스타일의 선글라스를 끼고 팀의 5-0 승리를 지휘했다. 삼성 선동렬 감독은 다음 날 대구구장에서 짙은 색 선글라스를 끼고 나와 한화를 6-0으로 꺾었다.
이들은 “원정경기에서는 선글라스를 잘 끼지 않는 것일 뿐 특별한 의미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선글라스는 감정을 감추는 데 안성맞춤이다. 필승을 다짐하는 양 감독의 수 싸움을 위한 도구인 셈이다.
12일 한화 홈구장인 대전에서 열리는 준플레이오프 마지막 승부에서 ‘승리의 선글라스’를 낄 팀은 과연 누구일까.
○선발 용병 대결
한화와 삼성은 3차전 선발에 용병 세드릭 바워스와 브라이언 매존을 각각 내세운다. 올 시즌 바워스는 11승 13패에 평균자책 4.15, 매존은 7승 11패에 평균자책 4.18을 올린 3선발들이다.
하지만 이들은 감독의 신임을 완전히 얻지는 못한 상태. 경기마다 기복이 심하기 때문이다. 바워스는 올해 삼성에 2승(4패)을 거뒀지만 43과 3분의 2이닝 동안 48안타와 볼넷 30개를 내 줘 제구력이 불안하다. 한화에 1승 3패를 기록한 매존 역시 잘 던지다가도 한순간에 대량 실점하며 무너지는 게 단점이다.
이에 따라 3차전은 중간계투와 마무리의 역할이 중요하다. 한화는 류현진, 정민철의 선발 원투 펀치가 있지만 불펜으로만 본다면 윤성환-권혁-오승환을 보유한 삼성이 다소 유리한 상황이다.
○홈런이 승부 결정
올해 준플레이오프는 모두 홈런으로 승부가 갈렸다. 1차전은 한화가 김태균 이범호의 홈런으로, 2차전은 삼성이 진갑용 양준혁의 대포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하지만 내용 면에서는 차이가 있다.
삼성 양준혁은 6타수 3안타 2타점(타율 0.500), 진갑용은 7타수 2안타 1타점(0.286)으로 2경기에서 모두 안타를 날렸다. 한화 이범호와 김태균은 1차전에서 3타수 2안타 2타점, 4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지만 2차전에서 침묵했다.
결국 준플레이오프 최종전은 어느 팀의 중심 타선이 먼저 대포를 터뜨리느냐가 승부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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