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백제마라톤]무공해 질주…‘가을 축제’ 뿌리내렸다

  • 입력 2007년 10월 15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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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공해 청정 코스’를 달린 달리미들은 “너무 좋아요”를 연발했다.

14일 충남 공주종합운동장을 출발해 공주 시내를 도는 코스(풀코스, 하프코스, 10km, 5km)에서 열린 동아일보 2007 백제마라톤대회(충청남도 공주시 동아일보 공동 주최).

올해로 6회째를 맞은 이 대회에는 사상 처음으로 1만 명(1만59명 신청)이 넘는 마스터스 마라토너가 참가해 충청지역 최고의 ‘가을 마라톤 축제’를 벌였다.

백제의 정취가 물씬 나는 공주 시내의 금강을 따라 달리는 코스에서 참가자들은 “마라톤이 이렇게 즐거운 줄 몰랐다”고 소감을 밝혔다.

남자 10km에서 34분 23초로 우승한 이재식(25·충남 공주시) 씨는 “매년 달려 보지만 공주처럼 경치가 좋은 곳은 보지 못했다. 코스도 평탄하고 주위에 볼 것도 많아 달리는 데 지루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백제마라톤 10km에서 3연패를 했다.

여자 10km에서 1위(43분 55초)를 한 최문옥(36·충남 천안시) 씨는 남편 이상일(45) 씨와 함께 달렸다. 최 씨는 “금강 코스를 달리면 마음이 다 후련하다. 남편하고 매년 달린다”고 말했다.

한편 풀코스에서는 박종욱(35) 씨가 2시간 40분 19초로, 한정란(46·여) 씨가 3시간 41분 9초로 남녀부 우승을 차지했다. 하프코스에서는 박종문(38) 씨가 1시간 15분 20초로, 문기숙(45·여) 씨가 1시간 25분 48초로 남녀부 1위를 차지했다.

공주=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교통통제 양해 감사드립니다.

14일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2시까지 공주 시내에서 실시된 교통 통제에 협조해 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봉주 깜짝 팬미팅 “즐겁게 달리세유~”▼

“즐겁게 달리는 게 좋아유∼. 무리하면 절대 안 돼유∼. 명심하세유.”

14일 충남 공주종합운동장.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37·삼성전자)가 팬들과 즐거운 만남의 기회를 가졌다. 3년 만에 공식 사인회를 가진 것이다.

“오랜만에 팬들을 직접 만나니 기분이 아주 좋네요. 이렇게 마라톤이 인기 있는 줄 몰랐어요.”

이봉주는 40여 분간 진행된 사인회 동안 줄곧 웃으면서 ‘펀런(즐겁게 달리기)’을 강조했다.

3월 18일 열린 2007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78회 동아마라톤에서 선두에 30m를 뒤지다 극적인 역전극을 펼치며 2시간 8분 4초로 우승한 이봉주는 자타가 공인하는 ‘국민 마라토너’. 7일 열린 2007 시카고마라톤에서 섭씨 31도의 더운 날씨 속에서도 7위를 한 이봉주는 풀코스에 38번 도전해 36번을 완주하는 등 엘리트 선수로서는 세계적으로도 유일하다.

팬들은 “정말 대단해요. 열심히 뛰세요”라고 격려했다. 정지호(32·회사원) 씨는 “10km를 뛰는 것도 힘든데 풀코스를 36번이나 완주했다니…. 이봉주 선수를 보면 힘이 난다”고 말했다. 이봉주는 11월부터 내년 3월 열리는 2008 서울국제마라톤을 위한 훈련에 들어간다.

공주=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남녀 풀코스 1위▼

○ 박종욱 씨

마라톤 입문했던 대회…우승까지 하게돼 기뻐

“마라톤에 입문했던 백제마라톤 대회에서 우승까지 하게 돼 너무 기쁩니다.”

남자 풀코스 우승자 박종욱(35·현대오일뱅크·서산사랑 마라톤클럽·사진) 씨는 마라톤 입문 3년 만에 처음으로 우승하는 기쁨을 맛봤다.

“2004년 3월 아버지가 중풍으로 쓰러지셨어요. 그때 저도 건강에 대한 위기감을 느꼈죠.” 당시 90kg으로 비만이었던 박 씨는 이때부터 매일 새벽에 1시간 30분씩 뛰었는데 3개월 만에 20kg을 감량하고 건강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고. 풀코스 도전은 이번이 14번째로 최고 기록은 2시간 35분 48초.

○ 한정란 씨

금강 따라 꽃구경하며 뛰다보니 우승했네요

“금강 구경하고, 꽃구경하면서 즐겁게 뛰었는데 우승이라니 너무 뜻밖이네요.”

여자 풀코스 우승자인 한정란(46·서산마라톤클럽·사진) 씨는 분홍색 모자와 분홍색 티셔츠 차림으로 마치 봄나들이를 나온 것처럼 화사했다. 마라톤 경력 15년째인 베테랑.

“셋째 아이를 낳은 이후 몸이 줄지 않아 마라톤을 시작했죠. 풀코스에서는 보통 25∼30km에서 ‘러너스 하이’를 느끼는데 오늘은 10km 지점에서 오더라고요. 말로 표현하기 힘든 기분이죠.” 그는 이날 3시간 41분 9초로 첫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공주=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이모저모▼

“전국적 축제 가능성 확인”

○…이날 행사에는 이완구 충남지사와 이준원 공주시장, 국민중심당 심대평 대표, 정진석 의원, 김재현 공주대 총장, 강지형 공주교육대 총장, 이동섭 공주시의회 의장, 김종성 공주시교육장, 유충호 공주경찰서장, 신해철 공주소방서장, 배귀섭 대전MBC 사장, 김학준 동아일보 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 충남지사는 “충남도민은 물론 외지 사람이 대거 몰려 참석자가 지난해보다 두 배가량 많은 1만 명을 넘어섰다”며 “앞으로 전국적인 마라톤 축제로 발전할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포돌이 러너스’ 30명 동참

○…충남지방경찰청에서는 8월 12일 강원 삼척시에서 열린 전국해양스포츠제전 철인 3종 경기에서 완주한 이종원(총경) 정보과장을 비롯한 마라톤 클럽 ‘포돌이 러너스’ 회원 30여 명이 참석해 건각을 확인했다.

이날 10km 코스를 뛴 이 과장은 “금강변을 따라 마련된 마라톤 코스가 친환경적이고 아름다웠을 뿐 아니라 다양하고 세심한 준비로 행사가 축제 분위기 속에 열려 무척 좋았다”며 “마라톤 대회의 품격을 한 단계 높인 대회였다”고 말했다.

공주=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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