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한화에 2연승을 거두고 2년 만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1승만 남겨뒀다. 두산은 2001년부터 이어 온 포스트시즌 한화전 연승 기록을 ‘7’로 늘렸다. 5전 3선승제로 열린 역대 18번의 플레이오프에서 초반 2연승을 달린 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경우는 11번 가운데 10번(91%)이나 된다.
15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과 한화의 플레이오프 2차전.
선취점은 두산의 몫이었다. 1차전에서 도루 2개를 포함해 3타수 1안타 2득점 1타점으로 한화 마운드를 흔들었던 톱타자 이종욱이 한화 선발 정민철에게서 생애 첫 포스트시즌 홈런을 터뜨린 것. 반격에 나선 한화는 2회 신경현의 희생플라이와 연경흠의 적시타로 2점을 뽑아 승부를 뒤집었다.
다시 두산의 차례. 두산은 1-2로 뒤진 3회 연습생 출신 김현수의 역시 생애 첫 포스트시즌 홈런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한화 김인식 감독이 “5회만 버텨 주면 좋겠다”던 선발 정민철은 3회를 못 넘겼다. 이어 등판한 유원상은 1사 1, 2루에서 최준석을 삼진으로 잡았지만 공은 그라운드에 맞고 백스톱 쪽으로 튀었다. 2루 주자 고영민이 홈을 밟는 사이 당황한 포수 신경현이 홈으로 던진 공은 고영민의 몸을 맞고 튀어 1루 주자 김동주까지 점수를 올렸다.
어이없는 플레이로 역전을 허용한 한화는 2-5로 뒤진 7회 김태균과 이범호의 적시타로 4-5까지 추격했지만 두산은 7회 3점, 8회 1점을 더 뽑는 무서운 뚝심으로 한화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두산의 9-5 승리.
이종욱은 홈런 1개를 포함해 4타수 2안타 3득점 1타점으로 맹활약해 2차전 최우수선수로 뽑혔다. 1회 무사 1, 2루 병살타를 포함해 득점 기회를 번번이 무산시킨 한화 제이콥 크루즈는 플레이오프 8타수 무안타로 최악의 부진을 보였다.
이날까지 열린 포스트시즌 5경기에서는 모두 선취점을 올린 팀이 승리했다.
잠실구장은 2005년 한국시리즈 3차전부터 6경기 연속 매진 행진을 이어갔다. 하루를 쉰 뒤 17일 오후 6시 대전으로 장소를 옮겨 열리는 3차전은 한화가 류현진, 두산은 김명제를 선발로 예고했다.
▽플레이오프 2차전(두산 2승·잠실) | ||||
한화 | 020 | 000 | 201 | 5 |
두산 | 103 | 001 | 31× | 9 |
[승]랜들(선발·1승) [세]정재훈(9회·1세) [패]정민철(선발·1패) [홈]이종욱(1회·1호) 김현수(3회·1호·이상 두산)) |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양 팀 감독의 말▼
대타 홍성흔 수훈선수
▽두산 김경문 감독=양 팀 다 좋은 경기를 했다. 선발 랜들이 안타를 많이 맞았지만 점수를 최소한으로 주고 노련하게 넘겼다. 랜들에게 타자들이 타격 페이스가 괜찮다고 안심시키며 점수를 줄 건 주라고 얘기했다. 이승학 임태훈 등 불펜 선수들이 경기에 나온 지 오래 돼서 그런지 감이 조금 떨어진 것 같다. 감독 쪽에선 수훈 선수로 대타로 나와 점수를 뽑아 준 홍성흔을 꼽고 싶다.
초반 홈런 2방 뼈아파
▽한화 김인식 감독=투수진이 너무 일찍 무너졌다. 5, 6회까지 버텨 주어야 하는데 잘 안 됐고 점수를 주더라도 결정적인 상황에서 막아야 하는데 못 막았다. 특히 1년에 1, 2개 홈런을 치는 선수들에게 초반에 실점한 것이 뼈아팠다. 상위 타선인 김태균과 크루즈의 안타가 일찍 터져 주었으면 하는 것이 아쉽다. 3차전에 류현진을 투입하는 등 배수진을 치고 총력전을 펼칠 계획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