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커룸]구단 프런트끼리 ‘몰카’ 놓고 장외 신경전

  • 입력 2007년 10월 23일 03시 03분


“몰래카메라까지 설치해서 이기려고 하나.”(두산)

“없는 얘기를 지어내나. 비방전으로 가자는 거냐.”(SK)

22일 SK와 두산의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는 선수뿐 아니라 구단 프런트끼리도 한바탕 격전이 벌어졌다.

먼저 불을 붙인 건 두산. 두산은 SK가 ‘몰래카메라(몰카)’ 설치를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두산 관계자는 “경기 전 우리 배트보이가 공을 가지러 1루 측 관중석 아래 창고에 갔는데 SK 쪽에서 광고판에 구멍을 뚫고 카메라를 설치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그 자리에 카메라가 설치되면 3루 주루코치의 사인이 그대로 읽힌다”며 “양 팀 수석코치 만남에서 문제를 지적해 SK가 구멍을 막기로 했다”고 전했다.

SK는 이에 즉각 반발했다.

SK 관계자는 “벤치에서 캠코더를 가지고 있었을 뿐 창고에 몰카를 설치하려고 했다니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또 “수석코치 간에 몰카 얘기를 나눈 사실조차 없다”고 반박했다.

프런트 간 언성이 높아지며 논란도 커졌다.

하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몰카는 아니었고 SK 박상열 원정기록원이 SK 선수들을 분석하기 위한 카메라였던 것. 결국 오해는 풀렸지만 정규 시즌부터 만나기만 하면 으르렁댔던 두 팀의 신경전은 1차전부터 정점을 향해 치달은 셈이 됐다. 가히 ‘신경전 시리즈’라 할 만했다.

인천=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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