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마지막 17라운드 대회. 어떤 시즌보다도 경쟁이 치열했기 때문에 그 열기가 대단했다. 대회 전 루이스 해밀턴(22·영국)과 페르난도 알론소(26·스페인·이상 맥라렌 메르세데스)가 각각 종합점수 107점, 103점으로 1, 2위였고 키미 래이쾨넨(28·핀란드·페라리)이 100점으로 챔피언 등극을 사정권 안에 뒀다. 각 대회 우승자에게는 10점, 2위 8점, 3위 6점, 4위 5점의 점수가 주어진다.
3명의 드라이버가 우승을 놓고 마지막 레이스를 펼치는 것은 1986년 이후 21년 만이었지만 팬들은 내심 해밀턴이나 알론소의 우승을 바랐다. 둘 중 어느 누가 우승하든 F1 역사를 바꾸는 ‘사건’이었기 때문.
F1 최초의 흑인 드라이버인 해밀턴은 데뷔 첫해 종합우승이라는 F1 역사상 초유의 일을 앞뒀고, 알론소에게는 슈마허와 후안 마누엘 판히오(아르헨티나)에 이어 사상 세 번째로 3년 연속 챔피언에 등극할 수 있는 기회였다.
하지만 결과는 래이쾨넨의 극적인 우승이었다. 이날 경기에서 래이쾨넨과 펠리피 마사(브라질·페라리)가 나란히 1, 2위로 결승선을 끊으며 알론소를 3위로 따돌렸다. 해밀턴은 7위에 그쳤다. 최종 점수는 래이쾨넨이 110점, 해밀턴과 알론소가 나란히 109점.
래이쾨넨은 단 1점 차의 극적인 종합우승을 이뤘다.
이로써 올 시즌은 페라리의 ‘화려한 귀환’으로 마무리됐다. 페라리는 2005년부터 2년 연속 당시 르노 소속이던 알론소에게 챔피언 자리를 내준 데다 슈마허의 공백을 메울 적임자로 지난 시즌 뒤 영입한 래이쾨넨에 대해선 잘못된 선택이라는 비판에 시달렸다. 래이쾨넨은 2005년 7승을 올리며 주가를 높였지만 다음 해에는 단 한 번도 우승을 못했다.
래이쾨넨의 생애 첫 F1 챔피언 등극에는 동료 마사가 결정적인 도움을 줬다. 레이스 시작과 함께 맨 앞에서 달리던 마사는 래이쾨넨에게 의도적으로 선두 자리를 내준 뒤 자신은 3위 알론소의 추월을 막는 데 치중했던 것.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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