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뛰는 야구’에서 ‘대포 야구’로
두산은 포스트시즌에서 빠른 발로 재미를 봤다. 플레이오프 3경기에서 9개의 도루를 성공시켰고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도 톱타자 이종욱이 2개의 도루로 SK 내야를 흔들었다. 하지만 이날 이종욱은 5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SK 톱타자 정근우도 4타수 무안타. 대신 두 팀은 화끈한 홈런 대결을 펼쳤다. SK가 1회 이호준의 2점 홈런으로 ‘장군’을 부르자 두산은 3회 고영민의 투런 홈런으로 ‘멍군’을 외쳤다. 기세가 오른 두산은 5회초 채상병의 솔로 홈런으로 3-2 역전에 성공했지만 SK는 5회말 조동화가 솔로 홈런을 터뜨려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 친정팀에 ‘비수’ 꽂은 이대수
손시헌의 군 입대로 유격수가 필요했던 두산은 4월 말 SK에 요청해 나주환을 내주고 이대수를 받았다. SK에선 ‘그저 그런 선수’였던 그가 두산에선 ‘꼭 필요한 선수’가 됐다. 친정팀 SK와의 12경기에서는 타율 0.341에 1홈런 5타점으로 맹활약했다.
부상으로 1차전에 빠졌던 이대수는 6회 2사 2, 3루에서 결승 2타점 적시타를 때린 뒤 홈까지 밟아 순식간에 6-3을 만들었다. 수비도 돋보였다. 2-2로 맞선 4회 1사 3루에서 SK 박경완이 때린 날카로운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았다. 3루 주자는 움직이지 못했고 SK는 기회를 놓쳤다. 이대수는 안타 하나만 쳤지만 승부를 가르는 2타점 1득점으로 2차전 최우수선수로 뽑혔다.
SK는 6회 바뀐 투수 이승학을 상대로 무사 1, 2루의 찬스를 만들었지만 이어 나온 두산의 세 번째 투수 임태훈에게 삼자 범퇴를 당한 게 뼈아팠다. 임태훈은 4이닝을 1안타 무실점으로 막아 역대 포스트시즌 최연소(19세 25일) 세이브 투수가 됐다.
3차전은 하루를 쉰 뒤 잠실구장으로 장소를 옮겨 25일 오후 6시에 열린다.
인천=이승건 기자 why@donga.com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제때 나온 호수비가 승리 낚아”
▽두산 김경문 감독=2차전까지 이긴다면 우리가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경기에 임했는데 선수들이 잘 뭉쳐서 이긴 것 같다. 타격에서는 이대수, 투수에서는 임태훈이 잘했고 호수비도 때맞춰 잘 나와 좋은 결과를 만들었다. 김동주의 항의는 안경현이 병원에 간 것을 알았고 자기도 공이 몸에 맞자 액션을 취한 것이다. 안경현의 빈자리는 최준석이 메울 것이다.
“투수 교체 타이밍 놓친 게 패인”
▽SK 김성근 감독=투수 교체 타이밍을 놓쳤다. 채병용을 6회에 바꿨어야 했는데 기가 살아 있어서 그냥 놔뒀다. 그것이 김동주에게 몸에 맞는 볼을 던지게 된 결과로 이어졌다. 그런 컨트롤 미스가 아쉽다. 선수들은 전체적으로 잘했다. 다만 벤치가 잘못한 것 같다. 결정을 내려야 할 부분에서 결단력이 없었던 게 아쉬웠다. 정근우의 톱타자 기용에 대해선 다시 생각해 보겠다.
▽한국시리즈 2차전(두산 2승·문학) 두산 002 013 000 6 S K 200 010 000 3 [승]랜들(선발·1승) [세]임태훈(6회·1세) [패]채병용(선발·1패) [홈]이호준(1회 2점·1호) 조동화(5회·1호·이상 SK) 고영민(3회 2점·1호) 채상병(5회·1호·이상 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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