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화제! 이사람]한국 여자 마라톤 맏언니 윤선숙

  • 입력 2007년 10월 26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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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 마라톤의 맏언니 윤선숙(35). 그는 요즘 훈련과 함께 졸업 시험과 석사 과정 입학 준비로 눈코 뜰 새 없는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춘천=양종구  기자
한국 여자 마라톤의 맏언니 윤선숙(35). 그는 요즘 훈련과 함께 졸업 시험과 석사 과정 입학 준비로 눈코 뜰 새 없는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춘천=양종구 기자
“즐기니까 달리기가 더 쉬워요.”

한국 여자 마라톤의 맏언니 윤선숙(35·강원도청)은 1인 3역을 한다. 플레잉 코치로서 훈련은 물론이고 후배들을 지도한다. 선수들이 먹는 음식을 책임지는 요리사기도 하다. 21일 열린 동아일보 2007경주국제마라톤대회 여자부에서 2시간 35분 53초로 우승한 그를 24일 강원 춘천시 효자1동 팀 숙소에서 만났다.

○ 저도 운동복 벗으면 예뻐요

흰색 티에 진녹색 가죽 재킷을 입고 나타난 윤선숙은 레이스 때 모습과 딴판이었다. 운동복 차림에 새까맣게 탄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선수는 운동이 먼저이지요. 1년 365일 운동에만 신경쓰다 보니 꾸밀 시간이 없어요.”

새벽부터 훈련하랴 숙소 공터에 파, 상추, 호박, 부추, 깨 등을 가꾸며 음식 하랴, 또 선수들 관리하랴 개인적인 시간을 낼 짬이 없는 게 현실. 경동대에서 스포츠마케팅을 공부하고 내년에는 강원대 체육과 석사 과정 입학 준비까지 하고 있어 하루 24시간이 모자란다. 경주국제마라톤대회를 마치고 휴가도 못 가고 졸업 시험 준비를 하고 있었다.

○ 이제 마라톤은 취미

지난해부터 마라톤은 ‘직업’이라기보다는 ‘취미’가 됐다.

“몸이 너무 힘들어서 마음을 바꿔 먹었어요. 즐기자고요. 이제 나이도 좀 됐고요. 그러자 마라톤이 오히려 쉬워지더라고요.”

풀코스 22회를 완주해 10회를 우승한 ‘철녀’. 지겹기도 하지만 ‘천직’으로 알고 언제나 한우물만 파고 있다.

그 결과 부산에 있는 어머니께 집을 사 드리고 춘천에 큰 평수 아파트도 장만했다. 최선근 감독은 “평생 돈 걱정 없이 살 수 있을 만큼 벌었다”고 귀띔했다.

○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도전이 마지막 꿈

윤선숙은 국내 최강으로 이름을 날렸지만 올림픽은 한 번도 나가지 못했다.

“지난해부터 컨디션이 다시 올라오기 시작했어요. 내년 서울국제마라톤에서 2시간 30분 이내에 들어 꼭 베이징에서 뛰고 싶어요.”

그는 추위보다는 더위에 강하다. 그래서 쌀쌀한 날씨에 열리는 3월 동아마라톤에선 2001년 한 번 우승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그때 세운 2시간 32분 09초가 자신의 최고 기록이다. 대표 선발전인 동아마라톤에서 번번이 죽을 쑤다 보니 올림픽과 인연이 없었다. 일단 대표가 되면 입상 가능성은 높다. 8월 베이징의 무더위가 윤선숙에게는 기회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35세의 노처녀. “결혼요? 일단 올림픽에 올인 한 뒤 생각해 볼게요.”

:윤선숙은 누구:

△출생=1972년 5월 28일 △체격=164cm, 48kg △혈액형=B형 △출신교=전북 남원 인월초교-인월중-전북체고-경동대(재학 중) △취미=십자수 △최고 기록=2시간 32분 09초(2001 동아서울국제마라톤) △우승 10회=동아서울국제(2001), 동아일보경주국제(2007), 조선일보춘천마라톤 7회(1994, 1999, 2000, 2002, 2003, 2005, 2006), 일간스포츠마라톤(2002)

춘천=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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