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차 안에서 ‘눈물 젖은’ 햄버거를 먹었다고 말할 때였다. 미국 생활 중 가장 힘들었다고도 했다. 그의 머릿속에는 지난 3년간 미국프로농구(NBA) 도전기가 주마등처럼 스치는 듯했다.
국내 최장신 농구선수 하승진(22·사진).
그가 29일 서울 올림픽공원 내 농구협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내 복귀 의사를 밝혔다. 2004년 한국선수 중 처음으로 NBA에 진출한 지 3년 만이다.
하승진은 “한국으로 돌아와 선수 생활을 하기로 결정했다”면서 “한국프로농구(KBL)와 국가대표선수로 뛰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KBL 수준이 낮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적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로써 연세대 3학년인 하승진은 학교 측의 동의를 받으면 2008∼2009시즌부터 KBL에서 뛸 것으로 보인다. 물론 내년 베이징 올림픽 최종 예선에도 국가대표로 나선다.
하승진에게 지난 3년은 시련의 연속이었다.
NBA 진출의 영광도 잠시. 그는 2004∼2005시즌부터 포틀랜드에서 46경기를 뛰며 평균 1.5득점, 1.5리바운드의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뒀다.
지난 시즌에는 밀워키로 트레이드됐으나 곧바로 방출됐고 올 1월에는 NBA 하위리그인 NBDL의 애너하임으로 옮겼으나 별다른 활약을 못했다.
하승진은 “NBA뿐 아니라 NBDL의 벽도 높았다”고 말했다. 하승진의 아버지 하동기 씨는 “키가 크면 될 줄 알았는데 승진이의 실력이 확실히 떨어지는 게 보이더라”고 말했다.
그러나 하승진의 목표는 여전히 NBA다. 하승진은 “한국에서 많은 경기를 뛰면서 잔기술, 체력, 순발력을 보완해 하루빨리 NBA 무대에 다시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