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훈을 비롯해 김재현, 이병규, 서용빈, 박용택 등 수준급 공격력을 자랑한 좌타자들이 LG의 줄무늬 유니폼을 입고 뛰었거나 활약중이다.
그 중에서도 ‘캐넌히터’ 김재현과 ‘적토마’ 이병규의 타격 능력은 단연 돋보인다. 두 선수는 LG는 물론 한국 프로야구사에서도 손꼽히는 기량을 갖추고 있다.
김재현은 국내 최고의 배트스피드와 탁월한 클러치능력으로 어떤 투수를 만나더라도 자신 있게 승부를 펼칠 수 있는 선수. 이병규는 타격밸런스가 무너진 상황에서도 안타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천부적인 배트컨트롤의 소유자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두 선수는 현재 LG가 아닌 다른 팀에서 선수생활을 하고 있다.
1994시즌 신일고를 졸업한 뒤 LG에 입단한 김재현은 2004시즌까지 LG에서 뛰다 2005년부터 SK 와이번스의 유니폼을 입었다. 1997시즌 단국대를 졸업하고 LG에 입단한 이병규는 지난해까지 10시즌을 LG에서 보낸 뒤 이번 시즌 일본 무대에 진출했다. 8년 동안 LG에서 한솥밥을 먹었지만 김재현의 이적으로 2005년부터 다른 팀에서 뛰고 있는 것.
그런 두 선수가 국내무대가 아닌 일본에서 타격경쟁을 펼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병규의 소속팀 주니치가 재팬시리즈에서 우승을 차지한다면 11월 열리는 코나미컵 2007시리즈에서 두 선수가 최고 좌타자 자리를 놓고 맞붙게 된다.
이미 김재현의 소속팀 SK는 코나미컵 진출을 확정 지은 상태. 니홈햄 파이터스에 2승 1패로 앞서 있는 주니치가 2경기를 더 승리할 경우 두 선수의 흥미로운 대결을 볼 수 있다.
SK 좌타자 중에는 김재현과 이진영의 공격력이 뛰어나지만 이진영은 타격 슬럼프에 빠져 있다. 반면 김재현은 한국시리즈 MVP를 수상하는 등 최고의 타격감을 자랑하고 있다.
주니치는 팀을 대표하는 좌타자 후쿠도메가 부상으로 일찌감치 시즌 아웃됐다. 모리노와 이병규가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병규가 찬스마다 장타를 때려내며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두 팀의 좌타대결은 김재현과 이병규의 대결로 압축된다고 볼 수 있다.
1994년 우승 이후 13년만에 우승의 기쁨을 맛본 김재현과 프로 데뷔 후 첫 챔피언반지를 눈앞에 두고 있는 이병규가 대결을 펼친다면 이번 코나미컵은 더욱 흥미로운 시리즈가 될 것이다.
스포츠동아 임동훈 기자 arod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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