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승(22승 5패), 평균자책(2.07), 승률(0.815) 3관왕에 오른 두산 에이스 다니엘 리오스(35)는 31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야구기자단 투표에서 91표 가운데 71표를 얻어 타격왕 이현곤(8표·KIA), 홈런왕 심정수(7표·삼성), 탈삼진왕 류현진(3표·한화), 세이브왕 오승환(2표·삼성)을 크게 앞서며 2000만 원 상당의 순금 트로피를 받았다.
외국인이 정규시즌 MVP를 차지한 것은 1998년 OB(현 두산) 타이론 우즈(주니치)에 이어 두 번째이고 두산이 MVP를 배출한 것은 9년 만이다.
리오스는 선발 22승을 달성하며 투수 3관왕을 차지했고 탈삼진도 147개로 2위에 오르는 등 국내 데뷔 6년 만에 코리안 드림을 이뤘다.
한 팀이 MVP와 신인왕을 싹쓸이한 건 지난해 류현진과 1985년 해태(현 KIA) 김성한-이순철, 1993년 삼성 김성래-양준혁에 이어 네 번째. 두산의 신인왕은 1999년 홍성흔 이후 8년 만이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2007 프로야구 최우수선수 투표 결과 | ||
선수 | 팀 | 득표 |
리오스 | 두산 | 71 |
이현곤 | KIA | 8 |
심정수 | 삼성 | 7 |
류현진 | 한화 | 3 |
오승환 | 삼성 | 2 |
2007 프로야구 최우수 신인선수 투표결과 | |
선수 | 득표 |
임태훈(두산) | 79 |
김현수(두산) | 9 |
조용훈(현대) | 3 |
MVP 리오스 “동료들에게 이 영광을 돌리겠다”
1998년 OB(현 두산) 타이론 우즈 이후 외국인으로는 통산 두 번째로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한 다니엘 리오스(두산)는 행사가 열리기 50분 전쯤 모습을 보였다. 평소처럼 구단 사무실이 있는 잠실야구장까지 지하철을 타고 간 뒤 프런트의 승용차를 타고 행사장에 왔다.
시즌 내내 강속구를 뿌려 대던 손은 이날도 쉴 수 없었다. 함께 사진을 찍고 싶어 하는 팬이 줄을 이었고 리오스는 올 시즌 최다인 234와 3분의 2이닝을 던졌던 ‘고무 팔’로 팬 한 명 한 명의 어깨를 다정하게 감싸고 포즈를 취했다.
개표 초반 MVP 후보 5명의 이름이 고루 호명됐지만 잠시 뒤 예상했던 대로 리오스의 몰표가 쏟아졌다. 리오스는 “MVP 투표는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것이 아니지 않느냐. 긴장하지 않았고 과정을 기다리며 즐겼다”고 말했다.
수상 소감도 22승 투수답게 관록이 묻어났다. “내가 열심히 한 것에 대해 인정과 보상을 받았다”고 말문을 연 그는 “투수는 타자들이 도와줘야 승리가 가능하다. 동료와 코칭스태프, 프런트에게 영광을 돌린다”고 말했다. 그는 “가능하다면 MVP 트로피를 우승 트로피와 바꾸고 싶다”며 한국시리즈 준우승의 아쉬움도 나타냈다.
취재진의 가장 큰 관심은 리오스가 두산에 남을 것인가였다. 플레이오프 때부터 일본프로야구 라쿠텐 관계자들이 그를 지켜보며 영입 움직임을 보였기 때문.
리오스는 “두산 프런트와 협상을 해봐야 안다”며 확답을 피한 뒤 “지금 당장은 미국으로 돌아가 마이애미 해변에서 쉬고 싶다”고 말했다.
1일 오전 출국하는 리오스는 다음 달부터 에이전트를 통해 두산 구단과 협상을 시작한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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