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판’ 4명 내년 월드컵예선 못뛴다

  • 입력 2007년 11월 3일 03시 03분


“사죄드립니다”7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아시안컵축구대회 기간에 술을 마셔 물의를 빚은 이운재 우성용 김상식(왼쪽부터)이 2일 대한축구협회 상벌위원회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사죄드립니다”
7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아시안컵축구대회 기간에 술을 마셔 물의를 빚은 이운재 우성용 김상식(왼쪽부터)이 2일 대한축구협회 상벌위원회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축구협, 대표자격 1년 정지 중징계… K리그 출전은 가능

중징계가 내려졌다. 그러나 선수 생명 박탈만은 피했다.

대한축구협회가 2일 상벌위원회를 열고 7월 아시안컵대회 기간 중 ‘음주파문’을 일으킨 이운재(34·수원 삼성)와 우성용(34·울산 현대) 김상식(31·성남 일화) 이동국(28·미들즈브러)에게 중징계를 내렸다.

주장으로서 선수들의 일탈 행위를 막아야 함에도 음주를 주도한 이운재는 대표자격 정지 1년에 협회 주최 대회(A매치, FA컵) 3년 출전정지, 그리고 사회봉사 80시간이란 ‘최고형’을 받았다. 우성용과 김상식 이동국은 대표자격 정지 1년에 협회 주최 대회 2년 출전정지, 사회봉사 40시간을 각각 받았다.

그러나 선수 생명을 감안해 프로리그 출전 정지는 내리지 않았다. 일본과 유럽에서 프로 선수들이 대표팀에서 문제를 일으켰을 때 선수는 프로팀의 자산이라는 점을 감안해 벌금과 대표 자격 박탈만으로 징계를 마무리 짓는 관례에 따른 것이다. 잉글랜드에서 뛰고 있는 이동국은 국내 복귀 후 징계가 적용된다.

이갑진 상벌위원장은 “국가대표 선수가 중요한 국제대회 도중 숙소를 이탈한 뒤 음주한 것은 엄격한 처벌을 받아야 할 행위다. 기술위원회 조사 보고서와 본인 진술을 토대로 주동한 자와 가담한 자를 구분해 처벌했다”고 말했다. 그는 K리그 출전정지를 하지 않는 것에 대해 “대표선수의 관리 주체는 대표단으로 소속팀과는 관계가 없다. 소속팀에는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했다”라고 설명했다.


촬영 : 동아닷컴 서중석 기자

이운재는 “협회의 결정을 달게 받아 들이겠다. K리그 출전을 막지 않아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 오점을 깨끗이 씻고 은퇴하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우성용과 김상식도 “협회의 결정을 따라 더 열심히 팬을 위해 뛰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당시 대표팀 코치였고 현재 올림픽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홍명보 코치와 코사 코치에 대해서는 엄중 경고 조치를 내렸다. 이 위원장은 “선수단 관리 감독은 감독의 고유 책임이다. 현재 핌 베어벡 감독이 떠났고 홍 코치와 코사 코치도 책임을 인식하고 있기에 엄중 경고로 끝냈다”고 말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홍명보 코치 선처 호소

“선수들 대회 나가면 육체-정신적 고통… 팬들이 용서를”

“축구 팬 여러분, 후배 선수들을 용서해 주세요.”

‘음주 파문’과 관련해 당시 축구대표팀 코칭스태프의 유일한 국내파였던 홍명보(38·사진) 한국올림픽축구대표팀 코치가 선수들의 선처를 호소했다.

홍 코치는 2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대한축구협회 상벌위원회에 출석하기에 앞서 “이런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축구를 사랑하는 팬들을 실망시켜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제가 책임을 져야 한다면 지겠으나 선수들은 용서해 달라”고 말했다.

홍 코치는 “당시 핌 베어벡 감독과 아프신 고트비 코치, 코사 골키퍼 코치 등 외국인들이 있던 우리 대표팀에서 제가 더 선수들에게 신경을 썼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반성했다.

그는 “고참 선수들이 그런 행동을 한 건 용납될 수 없지만 그들이 여러 가지 고통을 갖고 경기에 임한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홍 코치는 “선수들이 대회에 나가면 육체적 정신적으로 고통을 많이 받는다. 일 끝나고 뒤풀이로 가볍게 한 잔 하는 경우도 있다. 스트레스 해소로 봐 줘야 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코치진에선 음주 사건이 있었는지 전혀 파악하지 못했고 선수들이 지쳐 있어 자유 시간을 많이 줬다”고 말했다.

홍 코치는 이운재 우성용이 눈물로 사죄한 데 대해 “나도 그 자리에 있었어야 했는데 TV로 지켜보니까 안타깝기 그지없었다. 그저 팬들의 용서를 바라는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