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는 핌 베어벡 감독이 7월 열린 2007년 아시아컵대회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뒤 공석 중인 축구 대표팀 사령탑에 유럽파를 영입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논의되고 있는 후보들이 거물이라 실제 영입 가능성에 대해선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축구협회 기술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6일 “대표팀 감독은 외국인을 뽑기로 가닥을 잡았다. 경험 많고 명성 있는 유럽 감독을 뽑을 예정이다. 현대 축구의 대세는 남미가 아닌 유럽 축구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재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감독은 프랑스의 제라르 울리에(60) 전 리옹 감독과 영국의 마이클 매카시(48) 울버햄프턴 감독, 체코의 밀란 마찰라(64) 바레인 감독 등이다. 이 밖에도 2, 3명이 더 후보군에 포함돼 있지만 명성이나 경험 면에서 보면 앞의 3인방이 유력한 후보이다.
울리에 감독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때 에메 자케 프랑스 전 감독을 보좌했고 2001년 리버풀을 이끌고 유럽축구연맹(UEFA)컵 정상에 오른 명장. 매카시 감독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아일랜드를 이끌고 16강에 올랐다. 마찰라 감독은 ‘한국 킬러’로 유명하다.
문제는 영입 가능성. ‘독이 든 성배’로 알려진 한국 대표팀 감독직에 거물들이 선뜻 나서지는 않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게다가 월드컵이 열리려면 아직 3년이 남았다. 그동안 후보로 자주 거론됐던 매카시 감독은 “한국에 갈 생각이 없다”고 공개적으로 이야기한 적도 있다.
그러나 축구협회는 “누구나 대표팀 사령탑을 꿈꾼다. 한국이 축구로 잘 알려져 있어 관심을 가지는 감독이 많다”며 “한국 축구의 수준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선 거액을 들여서라도 명감독을 모셔올 것”이라고 장담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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