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국가대표 감독 ‘유럽파’ 영입 결정

  • 입력 2007년 11월 7일 03시 10분


또 외국인 감독이다.

대한축구협회는 핌 베어벡 감독이 7월 열린 2007년 아시아컵대회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뒤 공석 중인 축구 대표팀 사령탑에 유럽파를 영입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논의되고 있는 후보들이 거물이라 실제 영입 가능성에 대해선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축구협회 기술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6일 “대표팀 감독은 외국인을 뽑기로 가닥을 잡았다. 경험 많고 명성 있는 유럽 감독을 뽑을 예정이다. 현대 축구의 대세는 남미가 아닌 유럽 축구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재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감독은 프랑스의 제라르 울리에(60) 전 리옹 감독과 영국의 마이클 매카시(48) 울버햄프턴 감독, 체코의 밀란 마찰라(64) 바레인 감독 등이다. 이 밖에도 2, 3명이 더 후보군에 포함돼 있지만 명성이나 경험 면에서 보면 앞의 3인방이 유력한 후보이다.

울리에 감독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때 에메 자케 프랑스 전 감독을 보좌했고 2001년 리버풀을 이끌고 유럽축구연맹(UEFA)컵 정상에 오른 명장. 매카시 감독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아일랜드를 이끌고 16강에 올랐다. 마찰라 감독은 ‘한국 킬러’로 유명하다.

문제는 영입 가능성. ‘독이 든 성배’로 알려진 한국 대표팀 감독직에 거물들이 선뜻 나서지는 않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게다가 월드컵이 열리려면 아직 3년이 남았다. 그동안 후보로 자주 거론됐던 매카시 감독은 “한국에 갈 생각이 없다”고 공개적으로 이야기한 적도 있다.

그러나 축구협회는 “누구나 대표팀 사령탑을 꿈꾼다. 한국이 축구로 잘 알려져 있어 관심을 가지는 감독이 많다”며 “한국 축구의 수준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선 거액을 들여서라도 명감독을 모셔올 것”이라고 장담했다.

한편 협회는 박성화(52) 올림픽 대표팀 감독을 성인 대표팀 감독으로 올리는 방안을 고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의 한 관계자는 “국내파로는 박 감독이 적임자인데 현재 올림픽팀을 맡고 있어 아쉽지만 선임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감독들도 다 훌륭한 분이지만 국제 경기 경험이 없다는 약점이 있다. 사실 현대 축구의 흐름을 잘 알고 경험도 많은 국내파 감독을 찾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박 감독은 20세 이하 청소년 대표팀을 이끌고 청소년 월드컵에 2번(2003, 2005년) 나갔고 이번에 올림픽팀까지 맡아 젊은 선수들을 잘 파악하고 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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