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폼은 지금 어떤가요.”(박찬호)
“(오른쪽 골반 부위를 툭툭 치며) 여기에 힘을 주고 차 줘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돼.”(선동렬 코치)
‘코리안 특급’ 박찬호(34·휴스턴)와 국내 프로야구의 유일한 200승 투수 송진우(41·한화)가 한 수 배웠다. 강사는 ‘국보 투수’로 이름을 날리던 선동렬(44) 야구대표팀 수석 코치.
대표팀과 상비군의 평가전이 열린 7일 잠실야구장. 경기를 1시간 남짓 앞두고 선 코치가 송진우와 박찬호를 불펜으로 불렀다. 한참 동안 둘의 연습 투구가 이어진 뒤 선 코치가 ‘강의’를 시작했다.
“둘을 비교해 보려고 같이 던지라고 했다. 진우는 괜찮은데 찬호는 지금 마무리 동작에서 오른쪽 다리에 힘이 안 실린다. 그러니 팔로만 던지게 되고 타자 앞에서 볼이 밋밋해진다.”
메이저리그에서 113승을 거둔 박찬호로서는 자존심이 상할 법도 한 지적. 하지만 선 코치가 입고 있던 잠바까지 벗어 던진 채 직접 투구 동작을 반복해 가며 30분 가까이 ‘열강’을 이어 가자 진지한 표정으로 경청을 하는 모습.
“마흔 살이 넘은 (송)진우를 앞에 두고 이런 얘기 하면 미안하지만 내가 30대 후반에 선수로 뛴 경험을 되살려 보면 투구 폼은 나이가 들수록 조금씩 바꿔야 생존할 수 있더라. 하지만 뒷발을 이용해 던지는 것은 기본이니까 항상 머릿속에 넣고 있어라.”
듣고 있던 송진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거들었다. “코치님 말씀이 맞습니다. 하체 밸런스에 신경을 쓰니 200개를 던져도 힘들지 않던데요.”
박찬호는 5일 상비군과의 1차 평가전에서 1이닝을 1안타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전성기보다 구질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림픽 예선 통과에 ‘사활’을 건 한국으로서는 선발 투입이 유력한 박찬호의 ‘부활’이 절실한 상황. 대선배의 원포인트 레슨이 박찬호의 공에 위력을 보태 줄지 주목된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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