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일본 언론들은 한신 타이거즈가 FA 자격을 얻은 히로시마의 3루수 아라이 다카히로 영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샌트럴리그 소속의 한신은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더불어 김동주가 직접 가고 싶다고 거명한 팀. 김동주와 포지션이 겹치는데다 같은 슬러거인 아라이가 한신에 입단할 경우 김동주는 한신 행을 사실상 포기해야 한다. 히로시마의 4번 타자로 활약했던 아라이는 2005년 리그 홈런왕에 등극한 일본을 대표하는 강타자 중 하나. 제 아무리 김동주가 국내무대를 주름잡았던 선수라 해도 일본에서 잔뼈가 굵은 아라이와는 비교 상대가 안 된다.
김동주는 최근 “샌트럴리그 팀 중에는 한신, 그리고 퍼시픽리그에서는 소프트뱅크를 개인적으로 선호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김동주는 일본 현지 에이전트를 통해 이 두 팀을 우선순위에 두고 영입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신과 소프트뱅크는 모구단의 탄탄한 재력과 실력, 인기 등을 겸비한 일본프로야구의 메이저구단으로 분류된다.
아라이에게 눈을 돌린 한신이 김동주 영입 전에서 손을 뗄 경우, 김동주는 이승엽이 소속된 요미우리, 이병규가 소속된 주니치가 있는 샌트럴리그에서 뛸 가능성이 크게 낮아진다. 현재 김동주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는 팀들이 대부분 퍼시픽리그에 몰려있기 때문. 김동주가 희망하는 소프트뱅크를 비롯해 지난 한국시리즈 당시 구단 고위층을 파견했던 라쿠텐 골든이글스, 그리고 몇 차례 관심을 표명한 오릭스 버팔로스 등이 모두 퍼시픽리그다. 샌트럴리그의 야쿠르트 스왈로스 역시 김동주 영입이 가능한 팀 중 하나로 꼽히지만 라쿠텐이나 오릭스처럼 실질적인 영입 움직임을 보인 적이 없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국내 프로야구 시절부터 라이벌 관계를 형성해온 이승엽-이병규-김동주가 샌트럴리그에서 물고 물리는 경쟁을 펼칠 가능성이 낮아져 이를 기대했던 팬들의 실망이 크다. 물론 타 리그끼리 경기를 갖는 교류전이 있으나 한 시즌에 싸우는 회수는 4번에 불과하다. 만약 김동주가 한신에 입단했더라면 샌트럴리그 패권을 다투는 요미우리-주니치-한신의 치열한 순위싸움과 더불어 한국인 간판타자들의 자존심 싸움도 볼만했을 터. 일단 국내 팬들이 원했던 구도는 한신의 아라이 영입으로 물 건너 간 분위기다.
한편 김동주의 원 소속팀인 두산은 그의 잔류에 온 힘을 집중한다는 계획. 두산 측은 김동주가 국내에 남는다면 심정수가 삼성과 계약한 4년 60억 수준의 대우를 해주겠다는 방침이다.
정진구 스포츠동아 기자 jingoo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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