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요정’ 김연아(17·군포 수리고)가 화려하게 날아올랐다.
김연아는 8일 중국 하얼빈에서 열린 그랑프리 3차 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3위에 머물렀지만 10일 프리스케이팅에서 자신의 역대 최고점인 122.36점을 얻어 총점 180.68점으로 여유 있게 우승했다. 2위 캐롤리나 장(미국·156.34점), 3위 카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143.86점)와는 비교를 불허할 만큼 큰 점수 차였다.
김연아는 ‘미스 사이공’을 배경음악으로 한 새로운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을 완벽하게 연기했다. 트리플 콤비네이션(연속 3회전 점프)은 높이와 정확도에서 다른 선수들을 압도했다. 올 시즌 처음 선보인 ‘3-2-2 콤비네이션(3회전 뒤 연속 2회전)’도 성공적이었다.
김연아의 정확한 점프 기술은 올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의 강화된 채점 방식도 전혀 걸림돌이 아니었다. 출전 선수 12명 중 감점당하지 않은 선수는 김연아가 유일했다.
배짱은 더욱 두둑해졌다. 빙판 질이 좋지 않아 지난해 유럽 챔피언인 코스트너가 3차례나 넘어지는 등 김연아의 앞뒤로 출전한 선수들이 예외 없이 빙판에 엉덩방아를 찧었지만 김연아는 이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다. 김연아는 “컨디션이 워낙 좋아 마음 편하게 연기했다”고 말했다.
이로써 김연아의 적수는 ‘동갑내기 라이벌’ 아사다 마오(일본)뿐임이 확실해졌다. 아사다는 2차 대회에서 177.66점으로 우승했다.
김연아는 22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그랑프리 5차 대회에 출전하지만 이 대회에 아사다는 출전하지 않는다. 따라서 둘의 시즌 첫 맞대결은 12월 그랑프리 파이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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