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보이’ 박태환(18·경기고)이 자유형 1500m 우승 뒤 불과 10분 만에 200m에서도 1위를 하자 세계가 놀랐다.
15일 스웨덴 스톡홀름 에릭스달 수영장에서 열린 국제수영연맹(FINA) 2007경영월드컵(쇼트코스) 5차 시리즈. 박태환은 자유형 1500m 결승에서 14분 36초 42를 기록해 로버트 마갈리스(14분 47초 46·미국)를 11초 이상 따돌리고 1위를 한 뒤 여자 자유형 100m 결승을 잠시 지켜본 뒤 자유형 200m 결승에 나섰다. 숨을 돌린 시간은 10분 정도.
박태환은 전날 자유형 400m 결승을 포기하고 1500m에도 출전하지 않은 채 200m에 전력을 다한 파울 비더만(1분 45초 39·독일)을 1.52초나 따돌리며 1분 43초 87로 맨 먼저 터치 패드를 찍었다. 쇼트코스 200m 개인 최고 기록(1분 43초 38)에 0.49초 뒤진 좋은 기록. FINA 홈페이지(www.fina.org)는 ‘괴력(amazing performance)’이라고 쓰며 놀라워했다.
박태환의 이런 괴력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박태환을 지원했던 송홍선(운동생리학) 체육과학연구원 박사는 “영법이 부드럽고 심폐 지구력과 폐활량이 뛰어나 웬만해선 지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태환은 심박수가 높아지지 않아도 신체에 혈액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는 강한 심장을 갖고 있다. 박태환의 폐활량은 다른 수영선수(평균 5000∼6000cc)보다도 많은 7000cc. 한 번 숨을 쉴 때 더 많은 공기를 들이마신다는 얘기다. 여기에 영법이 안정돼 있어 스피드를 처음부터 끝까지 일정하게 유지해 1500m를 완주해도 좀처럼 지치지 않는다.
이로써 박태환은 전날 자유형 400m 우승까지 금메달 3개를 목에 걸어 이달 초 호주에서 열린 3차 시리즈에 이어 두 번째로 월드컵 3관왕에 올랐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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