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선수들의 몸값이 리그 규모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문제는 몸값 상승으로 구단의 경영 상황이 악화되고 특히 상대적으로 가난한 도·시민 구단은 ‘경영악화→성적부진→수익하락’의 악순환에서 헤어나기 힘들다는 것.
경남의 경우 구단 연간 운영비는 100억 원 정도. 수원 삼성, FC 서울 등 상위 4, 5개 구단의 운영비는 200억 원 내외. 경남은 STX, 현대 등에서 매년 60억 원가량을 지원받지만 운영비를 감당하기엔 모자라 올해도 큰 적자가 예상된다. 그런데 구단 운영비의 80% 이상이 선수 관련 지출이다. 다른 구단도 사정은 비슷하다.
가난한 구단들은 인건비 부분을 줄이기 위해 선수단 규모를 줄이고 저평가된 선수 발굴에 애쓰게 되고 당연히 성적을 내기가 더욱 어려워진다.
국내 선수의 몸값은 과연 어느 정도일까. 한 관계자는 “A급 선수라면 이적료를 합쳐 30억∼40억 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일본 J리그에 견줘도 낮지 않은 수준이다.
선수 몸값은 2002년 한일 월드컵을 기점으로 급속히 높아졌다. 국가대표 선수들이 높아진 인지도에 걸맞은 연봉을 요구했고, 그로부터 4년 만에 선수의 평균 몸값은 4배 정도 높아졌다.
2006년 시즌을 앞두고 신인 드래프트 제도가 구단의 인건비 부담을 좀 줄여 보자는 취지에서 부활했지만 기존 선수들의 몸값이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샐러리 캡(연봉상한제)’ 도입 주장도 나오고 있다.
대구 FC의 최종준 사장은 “구단 재정 문제는 각 구단이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샐러리 캡 도입, 구단 재정 투명화, 지역 연고제 정착 등으로 리그의 전체 시스템을 바꿔야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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