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는 올해 처음으로 국내에서 마무리 훈련을 시작했다. 이택근, 장원삼 등 올림픽 참가 선수와 정민태 김동수 등 올해 주전 선수들을 제외하고 1.5군과 2군 등 40여 명은 이곳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이들이 국내에서 훈련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예산 부족 탓.
현대 김시진 감독은 “돈이 없다 보니 해외 훈련은 꿈도 꾸지 못하고 있다. 40여 일간 1억 원이 넘는 돈이 필요한데 선수들 월급 주는 것도 쉽지 않는 일”이라며 한숨을 내뱉었다.
내년 초에 시작하는 스프링캠프도 확실하게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날 쌀쌀한 날씨 탓에 선수들은 야외에서는 달리기만 하고 실내 구장과 헬스장에서 훈련을 했다. 추운 날씨에서는 부상 위험이 크기 때문에 실외훈련은 가급적 삼간다.
요즘 가장 따뜻한 시기를 골라 훈련은 낮 12시에 시작해서 오후 3∼4시에 끝낸다. 해외 전지훈련 때는 오전 9시 반부터 오후 4시까지 낮 훈련을 하고 오후 9시부터 1시간 반 동안 야간훈련을 했다. 추운 날씨로 예전의 3분의 1밖에 훈련을 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현대에서 7년째 뛰고 있는 투수 박준수는 “예전보다 훈련량이 많이 부족하다. 이런 날씨가 계속된다면 실내에서 훈련할 수밖에 없다”고 걱정했다.
팀 사기 문제도 크다.
해외에서 훈련을 하는 다른 팀 선수들과 아무래도 비교가 되기 때문. 또 25일 월급날만 가까워 오면 불안하다. 지금까지는 월급이 나왔지만 언제든 못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선수 자신들도 알고 있다. 구단의 미래를 기약할 수 없는 점이 사기를 떨어뜨리는 가장 큰 원인이다. 자유계약선수(FA) 영입 문제와 외국인 용병에 대해서는 생각할 여유조차 없다.
하지만 힘든 상황에서도 선수들의 열정과 야구에 대한 사랑은 뜨거웠다.
입단 5년차 외야수 강병식은 “공식적인 훈련시간은 적지만 개개인이 훈련 뒤에도 보강훈련을 따로 하거나 헬스장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추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듯 선수들도 지금 힘든 시기를 넘기고 봄을 기다리고 있는지 모른다.
고양=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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