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여러분과도 이번 주를 마지막으로 아쉬운 이별을 고하게 됐어요. 그래서 이번 주에는 여러분께 꼭 당부하고 싶은 것을 다룰까 해요. 그건 바로 ‘야디지북(Yardage Book)’을 만들라는 것입니다.
선수들은 대회 때 항상 야디지북이라는 수첩을 사용합니다. 야디지북은 벙커의 위치와 거리, 그린까지의 거리, 코스와 그린의 경사, 바람을 점검할 수 있도록 동서남북을 가리키는 방위 등 골프 코스를 공략하기 위한 모든 내용이 나타나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보통 골프장마다 야디지북을 만들어 팝니다. 요즘은 한국에서도 골프장마다 야디지북을 만들어 무료로 배포하거나 파는 곳이 늘어나고 있죠.
야디지북을 활용한다면 훨씬 집중도가 높아집니다.
야디지북은 코스의 생김새와 거리 정도만 측정해 놓은 것이 일반적이며 이를 바탕으로 해서 자신이 필요한 것을 기입해 ‘자신만의 야디지북’을 만들어가는 것이죠. 간단하게 티그라운드에서 벙커까지의 거리, 안전한 지역과 위험한 지역 그리고 그곳까지의 거리 정도만 알고 있으면 됩니다.
그렇다면 야디지북을 활용하는 예를 들어 볼까요. 만일 티샷이 취약하다면 코스의 휘는 곳, OB, 벙커, 해저드 같은 함정의 위치를 파악한 뒤 그곳까지의 거리를 기록해 놓으면 티샷을 할 때 참고할 수 있어요. 스푼(3번 우드)을 잡아야 하는 홀에서 무턱대고 드라이버를 잡는 오류를 줄일 수 있는 것이죠.
세컨드 샷에 문제가 있는 골퍼라면 세컨드 샷 지점부터 그린 주변까지의 그림을 그리고 그린 주변의 함정을 잘 파악해 피하는 게 현명합니다.
퍼트에 문제가 있는 골퍼라면 세컨드 샷을 할 때 핀의 위치를 잘 파악해 핀의 좌우 어느 쪽을 공략할지를 결정하면 유리합니다. 오르막 퍼트를 할 수 있는 지점을 겨냥하면 무난하겠죠.
처음에는 야디지북이 익숙하지 않겠지만 이렇듯 자신의 취약점만을 골라 야디지북을 보는 습관을 들이면 골프 코스 전체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게 됩니다. 빈자리가 있다면 몇 야드에서 몇 번 아이언으로 샷을 했는지 기록해 놓으세요. 다음에 같은 코스에 나설 때 훌륭한 참고자료가 될 거예요. 골프는 기록의 게임입니다. 확률의 게임이기도 하고요. 잠시 짬을 내서 기록한 정보가 ‘내기골프 라이벌’과의 격차를 벌리는 결과를 가져 올 거예요.
골프로 인해 즐거운 생활을 하실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동안 부족한 제 레슨을 사랑해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좋은 성적으로 보답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미국 올랜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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