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줄도 모르는 사람이 많아서 섭섭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에요.”
야구 농구 축구 배구 등 프로야구 4대 종목에는 모두 외국인 선수가 10여 년 전부터 활동하고 있다.
야구의 다니엘 리오스(두산), 축구의 신의손(귀화·경남 FC), 농구의 찰스 민렌드(전 현대), 배구의 숀 루니(전 현대캐피탈) 등은 이름만 대면 알 수 있을 정도로 국내 선수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다.
프로 스포츠 외에 아마추어 종목에도 외국인 용병이 있다.
겨울철 빙판을 뜨겁게 달구는 아이스하키에서는 4년 전부터 외국인 선수가 하이원과 안양 한라에서 뛰고 있다. 아마추어 종목으로는 유일하다.
현재 국내에서 활동하는 외국인 아이스하키 선수는 8명. 하이원에는 버드 스미스, 팀 스미스 형제, 스티브 맥케나(이상 캐나다), 알렉스 김(한국계 미국인) 등이 빙판을 누비고 있다. 한라에는 패트릭 마르티넥, 토마스 흐루비, 패트릭 훅코, 필립 스테판카(이상 체코)가 있다.
외국인 선수는 아이스하키 아시아리그가 4년 전 생기면서 한국과 일본, 중국 팀들의 수준 차를 줄이기 위해 도입되었다. 현재 일본에는 팀마다 2명, 중국은 5명이 아시아리그에서 활동하고 있다.
팀마다 사정은 다르지만 외국인 선수들의 팀 공헌도(골과 어시스트)는 절반을 넘을 정도로 높다. 국내 선수들의 기술 부족을 채워 주고 기량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외국인 선수 도입은 지금까지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안양 양승준 부장은 “한중일 격차를 빨리 줄여 최종적으로는 외국인 용병 쿼터를 2명 이하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그 전까지는 국내 선수들의 기량 향상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한국에 와서 이들이 보는 국내 아이스하키 수준은 어떨까. 선수들이 입을 모아 얘기하는 것은 정신적인 면과 스케이팅 기술이 좋다는 것. 특히 아시아리그를 4년째 하면서 기량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외국과는 달리 인기가 없는 국내 아이스하키 경기를 뛸 때 서운하다고 한다. 스테판카는 “체코에는 1부 리그에만 팀이 14개가 있고 2부, 3부 리그로 나누어질 정도로 인기가 높다. 관중도 1부 리그 경기에서는 5000명 수준이 된다”고 말했다.
마르티넥은 3년째 가족과 함께 한국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제 김치 없이는 식사도 못하고 비시즌 중 체코로 돌아갈 때는 된장을 싸가지고 갈 정도가 됐다. 스미스 형제는 쉬는 시간에 경마를 즐긴다.
안양=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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