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시즌 프로축구 K리그 승격이 걸린 내셔널리그 챔피언 결정 1차전이 국내 성인대회에서는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실격패’로 마무리돼 논란이 예상된다.
23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기리그 1위 울산 현대미포조선과 후기리그 1위 수원시청과의 1차전. 수원시청은 전반 4명에 이어 후반 1명의 선수가 퇴장당하며 실격패를 당했다. 규정상 7명 미만의 선수로는 경기를 할 수 없다.
수원시청의 ‘퇴장 릴레이’가 시작된 시점은 전반 34분. 0-1로 뒤진 울산이 페널티킥을 얻자 수원시청 주장 박희완이 판정에 불만을 품고 김성호 주심에게 거세게 항의했다. 주심은 전반 36분 박희완을 퇴장시켰고 이에 수원시청 선수들이 흥분해 대들자 37분 이수길과 양종후, 39분에는 홍정민에게까지 레드카드를 뽑았다. 김창겸 감독도 43분 레드카드를 받았다.
경기는 10여 분 뒤 중단됐다가 재개됐고 울산은 페널티킥을 성공시켜 1-1 동점을 만들었다. 울산은 후반 1분 김영후가 한 골을 추가해 2-1로 달아났다.
수원시청은 후반 3분 정재은이 고의적으로 드로잉 반칙을 연속해 퇴장을 자초했고 이것으로 경기는 끝났다.
실격승의 경우 스코어가 3-0으로 처리되는 데다 28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 수원시청은 주전 선수가 5명이나 뛸 수 없어 울산이 확실히 유리하다. 하지만 경기 전부터 ‘(챔프전 우승으로) K리그에 가겠다는 울산을 밀어주는 경기가 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있던 터라 울산 관계자들은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수원시청은 우승을 한다 해도 K리그 승격을 거부한다고 했다.
울산 최순호 감독은 “2차전 경기는 제발 정상적으로 마무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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