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박사는 당시 상황에 대해 “스타플레이어도 병 앞에서는 약하다는 걸 느꼈다. 그러나 이천수 본인의 뛰고자 하는 의지가 워낙 강했다”고 말했다. 이천수 본인의 의지가 주치의와 의무팀장을 움직였고 이들은 밤을 새워 가며 그를 간호했다.
이천수는 “감독님에게 오늘 내가 뛸 수 있다고 말해 달라”며 투지를 굽히지 않았다고 했다. 이 말에서 임 박사는 이천수의 근성을 읽었다고 했다.
임 박사는 당시 핌 베어백 감독이 이천수의 컨디션에 대해 물어 보자 대답 대신 감독에게 되물었다. “당신의 생각은?” “팀에 꼭 필요한 선수다.” 그러자 임 박사는 이렇게 답했다. “당신이 원하고 본인이 원하면 20분 정도는 뛸 수 있다.” 베어벡은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후반 22분 이천수를 교체 투입했다. 주치의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다.
이천수는 당시 유럽행을 고민하며 아시안컵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위해 투혼을 발휘했다. 그 전부터 유럽으로 가기 위해 소속팀 울산 현대와의 마찰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렇게 어렵게 건너간 네덜란드에서 갑작스레 귀국한 이천수를 둘러싸고 구단과의 마찰설, K리그 복귀설 등 여러 말이 나오고 있다. 향수병 때문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이천수는 29일 에이전트를 통해 항간의 소문을 모두 부인했다. 그는 감기와 장염 증세로 훈련이 부족한 상태이며 안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2주간 휴가를 받은 그가 다시 투혼을 발휘하기를 팬들은 기대하고 있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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