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텃세 대신 광적인 응원전

  • 입력 2007년 12월 1일 15시 57분


12월 1일 타이중 인터콘티넨탈 야구장에서 열린 한국과 대만의 아시아선수권대회 개막 경기.

1만4,0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이곳 경기장에는 빈 자리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개최지인 타이중시는 비교적 차분했던 반면 대회 주최측의 홍보전은 매우 요란했다. 시 차원의 대대적인 홍보 전략이 주효했던지 이날 많은 대만의 야구팬들이 경기장을 찾아 홈팀을 열렬히 응원했다.

대만 관중들은 열성적이었다. 대형 대만 국기(청천백일 만지홍기)가 여기저기 나부꼈고 관중들은 형형색색의 막대풍선과 깔대기를 두드리며 엄청난 소음을 일으켰다.

대만 선수들이 안타를 칠 때는 물론, 한국 투수가 볼을 던져도 열화와 같은 함성을 지르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치어리더까지 동원한 한국도 600여명의 응원단이 "대한민국~"을 연호했지만 대만 응원단의 함성에 묻힐 수 밖에 없었다.

대만 투수가 시간을 끌어 한국응원단이 야유라도 보내면 대만 관중들은 더큰 소리로 박수를 치고 북을 두드려 이를 잠재웠고 일부 관중은 한국 응원단측에 삿대질을 하며 고함을 지르기도 했다. 또한 대만 관중들이 파도타기 응원을 펼치자 600여명의 한국 응원단은 마치 대만 관중들에게 포위가 되어있는 듯했다.

전날 감독 기자회견에서 대만의 궈타이위안 감독이 "홈어드벤티지를 활용해 반드시 한국을 잡겠다."고 했던 이유도 이런 홈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실제로 한국 선수들은 대만 관중들의 광적인 응원에 경기 초반 다소 영향을 받는 모습. 그러나 5회초 한국의 이종욱이 역전 3점 홈런을 작렬하자 그렇게 소란스럽던 대만 관중들은 한동안 말을 잃고 말았다.

대만(타이중)=정진구 스프초동아 기자 jingoo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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