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성향 때문인지 일본 여자프로골프는 지난해까지 5년 동안 한일대항전에서 1무4패의 부진을 보였다. 골프가 개인종목이지만 팀워크가 요구되는 이 대회에서 모래알 같았기 때문.
하지만 올해에는 달랐다. 최고 스타 미야자토 아이와 상금왕 출신 후도 유리 같은 간판스타는 배제하고 역대 최연소인 평균 연령 23.8세로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비록 경험은 떨어져도 어린 선수들은 단합된 마음으로 승리를 향한 의지를 보였다.
일본의 모로미자토 시노부는 개막 전날 전야제를 마친 뒤 오후 10시까지 연습장에서 공을 칠 정도였다. 대회 기간 내내 가와하라 유이의 아버지는 응원단장을 자처해 일본 갤러리와 선수 부모들 앞에서 조직적으로 열띤 응원을 보내며 선수들의 사기를 끌어올렸다.
반면 한국은 거듭된 승리에 따른 자신감이 자만심으로 변질되면서 예전처럼 똘똘 뭉치는 모습을 찾기 힘들었다. 그래서인지 "패배가 쓴 약이 되기를 바란다"는 주장 김미현의 얘기가 더욱 실감나게 들렸다.
후쿠오카=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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