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번홀(파5)에서 열린 세 번째 연장.
장정(기업은행)은 세 번째 샷을 그린 왼쪽 벙커에 빠뜨린 뒤 네 번째 샷을 홀 70cm에 바짝 붙였다. 무난히 파를 기대했으나 퍼터를 떠난 공은 아쉽게도 홀 오른쪽으로 빗나갔다. 맞대결을 펼친 일본의 고가 미호는 파.
치열한 접전 끝에 마침내 승패가 엇갈린 순간 주장 김미현(KTF)과 국내 최강 신지애(하이마트)를 비롯한 한국 선수들은 패배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듯 눈물을 쏟았다.
반면 일장기를 휘두르며 이마에 ‘필승’이라는 머리띠까지 두른 홈 팬들의 뜨거운 응원을 받은 일본 선수들은 서로 얼싸안으며 환호했다.
2일 일본 후쿠오카 센추리CC(파72)에서 끝난 제8회 한일여자프로골프대항전.
전날 1 대 1 스트로크 매치플레이 12경기에서 5승 1무 6패를 기록해 승점 2점 차로 뒤졌던 한국은 이날 김미현, 장정, 이선화(CJ), 이지영(하미아트) 등의 활약에 힘입어 6승 1무 5패로 만회해 최종 승점 24-24 동점을 이루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3차 연장까지 간 끝에 일본에 져 지난해까지 5년간 4승 1무의 강세가 꺾이며 2000년 이후 7년 만에 우승컵을 내줬다. 역대 전적에서는 한국이 4승 1무 3패로 여전히 우세.
한국은 18번홀에서 계속 치러진 연장에서 첫 번째, 두 번째 주자로 나선 이선화와 전미정이 나란히 파를 해 일본과 팽팽히 맞섰다. 그러나 이틀 동안 2승을 챙기는 활약을 했던 장정이 막판 불운에 시달려 안타까움을 남겼다.
부상으로 다리를 절뚝거리면서도 후배들을 이끈 김미현은 “져서 너무 속상하다. 쓴 약이 되기 바란다. 내년 대회 때는 한라산의 정기를 받아 꼭 이기겠다”고 말했다.
일본은 우승 상금 3900만 엔(약 3억2600만 원)을 받아 선수 1인당 300만 엔이 돌아갔으며 한국은 1인당 150만 엔씩을 받았다. 한국 선수들은 10만 엔씩을 모아 만든 130만 엔을 재일본대한민국민단에 자선기금으로 내놓았다.
이번 대회 2승을 포함해 통산 7전승을 거둔 ‘한국 킬러’ 요코미네 사쿠라는 최우수선수에 뽑혔다.
내년 대회는 제주 핀크스GC에서 열린다.
후쿠오카=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제8회 한일여자프로골프대항전 결과 | |||
한국 | 한국 승리 선수 | 일본 | |
1라운드 | 5승 1무 6패(승점 11점) | 박세리 장정 신현주 이선화 이지영 (이정연 무승부) | 6승 1무 5패(13점) |
2라운드 | 6승 1무 5패(승점 13점) | 장정 신현주 이선화 안선주 김미현 이지영 (전미정 무승부) | 5승 1무 6패(11점) |
합계 | 11승 2무 11패(승점 24점) | 11승 2무 11패(24점) | |
연장 | 이선화(파) 전미정(파) 장정(보기) | 요코미네 사쿠라(파)모로미자토 시노부(파)고가 미호(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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