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 황금마굿간 ‘고돌핀’을 아십니까

  • 입력 2007년 12월 8일 03시 01분


왕가의 자존심을 살릴 것인가.

아랍에미리트 왕족의 보살핌을 받고 있는 경주마 ‘라몬티’가 최고 수준(G1) 대회 4관왕을 노린다.

라몬티는 9일 홍콩 샤틴 경마장에서 열리는 2007 캐세이패시픽항공배 홍콩 국제 경마대회 2000m 경주에 출전한다.

160년 전 영국인들에 의해 시작된 홍콩 경마는 1988년 국제 초청대회로 변모했으며 이후 성장을 거듭해 세계에서 가장 비싼 대회 중 하나가 됐다. 지구상 명마들을 한 번에 감상할 수 있는 자리다. 올해 걸린 상금은 약 73억 원이며 10억 명이 시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대회 관심마는 아랍에미리트 왕족들의 경주마 전용 관리소인 ‘고돌핀’ 소속 말들이다. ‘고돌핀’은 아랍에미리트 통치자인 무하마드 빈 라시드 알막툼 총리가 주축이 되어 세웠다. 아라비아 말의 전통 혈통을 뜻하는 말이다. 영국 유학 시절 경마에 매료된 알막툼 총리는 말을 타고 사막을 누비던 유목민족의 후예라는 긍지를 갖고 투자를 시작했다. 수백억 원짜리 말들을 숱하게 거느린 고돌핀은 곧바로 세계 경마의 강자로 떠올랐다. 고돌핀은 1994년 이후 올해까지 G1 대회에서 72마리의 말로 137승을 거두었다.

5년생 수말인 라몬티는 6월 퀸 앤 경주, 8월 서섹스 경주, 9월 퀸 엘리자베스 2세 경주 등 영국 주요 대회에서 우승하며 G1 대회 3관왕을 차지했다.

견제도 만만치 않다. 홍콩을 대표하는 ‘벤전스 오브 레인’은 2005년 이 대회 우승을 차지한 후 두 번째 영광을 노리고 있다.

이번 대회는 1200m, 1600m, 2000m, 2400m 등 4개 종목으로 치러진다. 호주에서 ‘올해의 경주마’로 선정된 ‘미스 안드레티’를 비롯해 영국 독일 캐나다 일본의 명마들이 출전한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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