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농구 대기록,30년 세월 넘어 ‘누가 더 셀까’ 논쟁

  • 입력 2007년 12월 14일 03시 02분


2007 농구대잔치 결승전이 열린 7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

종료 부저가 울리자 코트에는 함성이 가득했다. 스코어는 92-66으로 다소 싱거웠지만 중앙대가 동국대를 꺾고 연승 행진을 내년으로 이어간 것에 대한 환호였다. 중앙대는 지난해 11월 연세대에 진 이후 38연승째를 기록한 것.

아마농구를 평정한 중앙대의 라이벌은 이제 1970년대 말 49연승을 기록한 고려대가 됐다. 30년의 세월을 뛰어넘은 당대 최강 아마농구팀이 연승 기록을 두고 경쟁하게 된 것.

1977년 11월 12일 단국대를 꺾으며 승리 행진을 시작한 고려대는 1979년 7월 16일 해군에 3점 차로 지면서 대기록에 마침표를 찍는다. 박한 당시 고려대 감독은 “해군을 쉽게 보고 방심한 것이 패인이었다”고 회고했다.

당시 고려대 멤버는 진효준 황유하(이상 75학번), 이충희 임정명(이상 77학번) 등의 막강 라인. “대학뿐 아니라 현대 삼성 기업은행 등 실업 강팀하고도 붙었다. 명실상부 전국 대학과 실업을 상대로 연승을 기록했다.” 박 전 감독의 말이다. 최근 중앙대의 연승은 상무를 제외하고는 대학 팀하고만 붙었기 때문에 고려대 기록과 단순 비교가 힘들다는 지적.

다른 시각도 있다.

유희형(전 한국농구연맹 이사) 마천청소년수련관장은 “요즘에는 대학팀의 실력이 상향 평준화됐지만 당시에는 연세대 고려대의 실력이 월등히 앞서 연세대를 이기면 고려대의 연승이 다소 쉬웠다”고 말했다. 그는 “또 1년에 한 차례 종합선수권대회에서만 실업과 대학이 붙었다”고 덧붙였다. 중앙대의 연승에 무게가 실린다는 말이다.

김인건 한국농구연맹 경기이사는 “두 기록 다 의미 있다”면서 “당시 고려대는 실업팀과 많이 대결했지만 연세대와의 정기전에서 한 번 비긴 적이 있고 요즘 중앙대는 상무 외에는 대학팀하고만 붙는 한계도 있다”고 말했다.

중앙대는 내년 강병현과 윤호영이 졸업하지만 최현민 등 새내기를 영입해 50연승 사냥에 나선다. 그 첫 무대는 4월 MBC배 대학농구연맹전이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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