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실수를 연발하며 부진해 출전 선수 6명 중 꼴찌를 했던 일본의 아사다 마오(17·주쿄대 부속고)는 쇼트프로그램 순위 역순으로 진행된 프리스케이팅 경기에 첫 번째 연기자로 나섰고 4분여간 혼신의 힘을 다한 연기를 끝낸 직후 울음을 터뜨렸다.
자신도 믿을 수 없을 만큼 완벽한 연기를 펼쳤을 때 아사다는 매번 눈물을 보였다. 첫 번째 점프로 시도한 ‘비장의 무기’ 트리플 악셀(3바퀴 반 회전)도 올 시즌 처음으로 깨끗하게 성공시켰고 이후 다른 기술 요소들도 실수 없이 매끄럽게 소화했다. 아사다가 받아든 성적표는 132.55점으로 쇼트프로그램(59.04점)을 합쳐 종합 191.59점.
내심 우승도 기대할 만한 좋은 점수. 실제로 전날 쇼트프로그램 1위(64.62점)를 한 김연아(17·군포 수리고)가 6명 중 마지막 순서로 연기에 나서기 전까지 누구도 이 점수를 넘지 못했다.
김연아와 아사다. 2004년부터 시작된 불꽃 튀는 라이벌 대결은 올 시즌 그 무게중심이 김연아 쪽으로 확연히 기울었다. 3월 도쿄 세계선수권 이후 9개월 만에 한무대에서 다시 만난 두 선수의 성적이 이를 보여 준다.
정신력과 기량에서 모두 김연아의 승리였다. 쇼트프로그램에선 두 선수 모두 초반에 큰 실수를 했지만 아사다는 심리적으로 무너지며 연기 전체를 망친 반면 김연아는 오히려 더욱 분발해 1위로 마쳤다. 프리스케이팅에서 아사다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연기를 펼쳤지만 트리플 루프 점프 실수로만 무려 4.6점이나 손해 본 김연아와 점수 차가 거의 없었다.
지난 시즌 허리 부상에서 회복돼 최고의 몸 상태로 올 시즌을 맞은 김연아는 더욱 업그레이드된 정신력과 체력을 바탕으로 자신감 넘치는 연기를 펼쳐 아사다를 비롯해 다른 선수들과의 격차를 더욱 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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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랑프리 점수 상위6명 출전 피겨부문 시즌 ‘왕중왕’대회▼
▽그랑프리 파이널=국제빙상경기연맹(ISU)이 주최하는 6번의 대회로 이뤄진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성적이 좋은 상위 6명에게만 출전권이 주어지는 ‘왕중왕’ 성격의 대회다. 그랑프리 시리즈 대회는 이전 시즌 세계선수권대회 성적을 토대로 출전권이 주어진다. 1∼6위는 2개 대회에 출전하며 추첨을 통해 시드를 배정받는데 1∼3위는 같은 대회에 나오지 않는다. 각 대회 우승자에겐 ‘그랑프리 포인트’ 30점, 준우승자에게는 15점 등 점수가 부여돼 각 대회에서 받은 누적 점수로 파이널 대회 출전자 6명을 가린다. 포인트가 같을 경우 각 대회 총점을 더한 점수가 높은 선수를 우선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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