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그랑프리 파이널 김연아 2년 연속 우승

  • 입력 2007년 12월 17일 03시 02분


‘피겨 여왕’ 김연아(17·군포 수리고)가 16일 이탈리아 토리노 팔라벨라 빙상장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시니어 그랑프리 파이널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환상적인 연기를 펼치고 있다. 김연아는 종합 점수 196.83점을 기록해 동갑내기 라이벌 아사다 마오(191.59점·일본)를 제치고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토리노=EPA 연합뉴스
‘피겨 여왕’ 김연아(17·군포 수리고)가 16일 이탈리아 토리노 팔라벨라 빙상장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시니어 그랑프리 파이널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환상적인 연기를 펼치고 있다. 김연아는 종합 점수 196.83점을 기록해 동갑내기 라이벌 아사다 마오(191.59점·일본)를 제치고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토리노=EPA 연합뉴스
16일 이탈리아 토리노 팔라벨라 빙상장에서 열린 2007∼200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실수를 연발하며 부진해 출전 선수 6명 중 꼴찌를 했던 일본의 아사다 마오(17·주쿄대 부속고)는 쇼트프로그램 순위 역순으로 진행된 프리스케이팅 경기에 첫 번째 연기자로 나섰고 4분여간 혼신의 힘을 다한 연기를 끝낸 직후 울음을 터뜨렸다.

자신도 믿을 수 없을 만큼 완벽한 연기를 펼쳤을 때 아사다는 매번 눈물을 보였다. 첫 번째 점프로 시도한 ‘비장의 무기’ 트리플 악셀(3바퀴 반 회전)도 올 시즌 처음으로 깨끗하게 성공시켰고 이후 다른 기술 요소들도 실수 없이 매끄럽게 소화했다. 아사다가 받아든 성적표는 132.55점으로 쇼트프로그램(59.04점)을 합쳐 종합 191.59점.

내심 우승도 기대할 만한 좋은 점수. 실제로 전날 쇼트프로그램 1위(64.62점)를 한 김연아(17·군포 수리고)가 6명 중 마지막 순서로 연기에 나서기 전까지 누구도 이 점수를 넘지 못했다.

마침내 김연아의 차례. 뮤지컬 ‘미스 사이공’ 음악의 선율에 맞춰 얼음을 지치던 김연아는 첫 번째 점프인 ‘트리플 플립-트리플 토 루프 콤비네이션(연속 3회전 점프)’을 깨끗이 성공시켰지만 두 번째 점프인 트리플 루프에서 엉덩방아를 찧는 큰 실수를 하고 말았다. 관중석에선 ‘아∼’ 하는 안타까운 탄식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정작 김연아는 이 실수에 별 영향을 받지 않고 나머지 부분을 훌륭하게 마쳤다. 점수는 아사다와 별 차이 없는 132.21점. 김연아는 종합 196.83점으로 아사다를 여유 있게 따돌리고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김연아와 아사다. 2004년부터 시작된 불꽃 튀는 라이벌 대결은 올 시즌 그 무게중심이 김연아 쪽으로 확연히 기울었다. 3월 도쿄 세계선수권 이후 9개월 만에 한무대에서 다시 만난 두 선수의 성적이 이를 보여 준다.

정신력과 기량에서 모두 김연아의 승리였다. 쇼트프로그램에선 두 선수 모두 초반에 큰 실수를 했지만 아사다는 심리적으로 무너지며 연기 전체를 망친 반면 김연아는 오히려 더욱 분발해 1위로 마쳤다. 프리스케이팅에서 아사다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연기를 펼쳤지만 트리플 루프 점프 실수로만 무려 4.6점이나 손해 본 김연아와 점수 차가 거의 없었다.

지난 시즌 허리 부상에서 회복돼 최고의 몸 상태로 올 시즌을 맞은 김연아는 더욱 업그레이드된 정신력과 체력을 바탕으로 자신감 넘치는 연기를 펼쳐 아사다를 비롯해 다른 선수들과의 격차를 더욱 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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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그랑프리 점수 상위6명 출전 피겨부문 시즌 ‘왕중왕’대회▼

▽그랑프리 파이널=국제빙상경기연맹(ISU)이 주최하는 6번의 대회로 이뤄진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성적이 좋은 상위 6명에게만 출전권이 주어지는 ‘왕중왕’ 성격의 대회다. 그랑프리 시리즈 대회는 이전 시즌 세계선수권대회 성적을 토대로 출전권이 주어진다. 1∼6위는 2개 대회에 출전하며 추첨을 통해 시드를 배정받는데 1∼3위는 같은 대회에 나오지 않는다. 각 대회 우승자에겐 ‘그랑프리 포인트’ 30점, 준우승자에게는 15점 등 점수가 부여돼 각 대회에서 받은 누적 점수로 파이널 대회 출전자 6명을 가린다. 포인트가 같을 경우 각 대회 총점을 더한 점수가 높은 선수를 우선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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