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이 턱밑까지 차올랐지만 밀릴 수 없다며 끝까지 달렸다.
18일 제주 서귀포 강창학경기장에서 열린 2007 육상 한일 우수 청소년 합동훈련.
17명의 한국 선수와 12명의 일본 선수가 극한까지 몰아세우는 심폐지구력 훈련인 서킷 트레이닝(10개 종목을 쉬지 않고 돌아가며 하는 훈련)을 하는데도 힘든 표정이 없었다. 서로 이기겠다는 의지가 더 강했다. 영원한 라이벌 한국과 일본이 육상에서 선의의 경쟁을 벌이는 현장이었다.
한국과 일본은 2003년부터 합동훈련을 하고 있다. 한국은 여름에 일본 홋카이도로 장거리 선수들을 파견해 일본의 장거리 노하우를 배우고 있다. 일본은 중거리 강국 한국에서 중거리 훈련법을 배운다.
이날 훈련엔 한일 중거리 유망주들이 다 모였다. 한국에선 1500m 국내 랭킹 4위(3분 50초 37) 샛별 정진혁(17·예산 삽교고), 일본에선 800m(1분 50초 30) 강자 야마구치 데페이(21·와세다대) 등 양국 육상의 미래가 함께 땀을 흘렸다. 한일 유망주들은 동아마라톤센터에서 함께 숙식하며 크로스컨트리장, 강창학경기장을 오가며 6박 7일간 훈련한다.
김용환(고양시청 감독) 한국팀 감독은 “훈련 때 서로 지지 않으려는 경쟁심이 대단하다. 효과 만점이다”고 말했다. 모리모토 마모루 일본 단장은 “라이벌 의식을 동반한 선의의 경쟁이 큰 도움이 된다. 한일 유망주들을 내년 베이징 올림픽은 아니라도 2012년 런던 올림픽의 주역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한일 육상 교류로 한국에선 중거리 간판 이재훈(고양시청)과 마라톤 유망주 김영춘(서울시청) 엄효석(삼성전자) 서행준 전은회 은동영(이상 건국대) 등이 배출됐다.
서귀포=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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