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로서는 통신 업계 라이벌인 SK가 올 시즌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라 적지 않은 자극을 받았고 서울 연고팀이라는 효과를 단기간에 극대화하기 위해 대대적인 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현대 유니콘스 인수에 따른 자금 지출 역시 많지 않아 별도의 전력보강을 위한 투자도 용이할 전망이다.
우선 KT는 기존 현대를 인수한 뒤 재창단하는 만큼 현대의 전력을 그대로 유지한 채 전력보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올해 현대는 56승 69패로 8개 팀 중 종합 6위에 그쳤다. 하지만 어려웠던 구단 살림살이와 지난 몇 년간 신인 1차 지명을 하지 못했던 사실을 감안한다면 선전한 것으로 평가된다.
현대는 신구의 조화가 나름대로 잘 이루어진 팀이다. 이숭용, 송지만, 전준호 등 노장들이 팀을 이끌고 장원삼과 이택근 등 정상급 기량을 갖춘 투타의 젊은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전력만으로는 4강권 진입은 쉽지 않다. KT구단 입장에서는 하루라도 빨리 KT 야구단을 강팀으로 만들고자 한다면 과감한 전력 보강이 필수다. 현재 KT 그룹 내에 창단 실무 팀이 이미 가동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기존 선수들의 계약 업무와 동시에 전력 강화와 관련된 작업도 발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본적으로 수준급 외국인 선수 영입과 트레이드를 통한 취약 포지션 강화에 중점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 에이스급의 용병투수와 현재 트레이드 시장에 나온 두산의 포수 홍성흔도 영입 대상이 될 수 있다. 특히 홍성흔은 실력 뿐 아니라 분위기 메이커 역할도 뛰어나 신생팀이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는데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김시진 감독의 유임 여부도 관건이다. 보통 신생팀의 경우 경험이 많고 팀 장악력이 뛰어난 노련한 감독을 초대 사령탑으로 앉히는 경우가 많지만 1월 전지훈련까지 시간이 많지 않고 현재로서는 김시진 감독이 어느 누구보다 팀에 대해 정확히 파악을 하고 있는 만큼 유임 쪽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정진구 스포츠동아 기자 jingooj@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