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 올해부터 체육특기생 ‘눈높이 특강’ 운영

  • 입력 2008년 1월 4일 03시 01분


한국 테니스의 간판스타 이형택(삼성증권).

해외 투어에서 활약하는 그는 영어 때문에 애를 먹을 때가 많다. 영어로 우승 소감을 말하느라 진땀을 흘린 적도 있다. 비록 대학 때 전공이 영문학이었지만 운동에 전념하느라 수업을 제대로 들을 수 없었던 탓이다.

하지만 그의 대학 후배인 건국대 운동부 선수들은 이제 ‘주경야독’을 실천하게 됐다.

건국대는 올해 1학기부터 체육 특기생 숙소가 있는 경기 이천 스포츠과학타운에서 선수만을 위한 별도의 수업을 운영하기로 했다. 3년 전 준공된 이곳은 이종범 황선홍 유상철 이영표 이형택 김이용 등을 배출한 건국대 야구, 축구, 테니스, 육상, 농구부 선수 110여 명이 훈련하고 있는 최신식 시설의 ‘미니 선수촌’.

‘공부하는 운동부’를 지향하는 건국대는 학업과 훈련을 병행해야 하는 선수들의 특성을 감안해 선수만을 위한 맞춤식 눈높이 교육을 실시하게 된다. 일부 대학 운동부에서도 학업을 요구하고는 있지만 일반 학생들과 섞여 수업을 받다 보니 진도를 따라가기가 버거운 실정인 것과 차별화된다.

특별 수업을 기획한 테니스 스타 출신의 전영대 건국대 체육부장은 “체육부 학생들은 어려서부터 운동만 하다 보니 일반 학생과 학력 격차가 있다. 교수진과 협의해 공부에 흥미를 느끼게 해 주고 실기와 이론을 겸비한 체육 전문가를 양성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건국대 운동부 선수들은 앞으로 이천에서 합숙을 하면서도 교양과 전공 과목을 이수해 졸업에 필요한 학점을 채우게 된다. 건국대 운동부의 이번 시도가 대학 스포츠 정상화를 향한 첫걸음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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