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말리는 순위 다툼 속에 행운의 승리라도 바라는 마음에서 그런 것은 아니다.
지난 연말 경기 중 코트에서 미끄러져 왼쪽 무릎을 심하게 다친 방성윤의 빠른 회복을 빌며 나머지 선수끼리 힘을 뭉치기 위한 것. 방성윤의 등번호가 바로 7번.
최고참 문경은(37)을 비롯해 막내인 신인 김태술(24)까지 불의의 부상으로 코트를 떠난 방성윤을 위해 뭔가 할 일이 없을까 고심했다.
농구화에 ‘7’자를 새기거나 아예 운동복에 번호를 새겨 넣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경기 때마다 직접 펜으로 번호를 쓰면서 각오를 다지기로 했다. 검은색은 불길한 것 같아 홈경기 때 입는 흰색 유니폼에는 빨간색 매직, 원정경기 때는 파란색을 사용하고 있다.
김태술은 “성윤이 형 몫까지 나눠 하기 위해 모두들 한 발짝이라도 더 뛰려고 힘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동료들의 이런 모습에 방성윤은 “나를 생각하는 마음에 감동을 받았다. 하루라도 빨리 복귀하기 위해 재활에 매달리고 있다”며 고마워했다. 의욕이 앞서 서둘러 운동을 재개하려다 보니 사라졌던 통증이 다시 생겼을 정도라고.
주전 부상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하나로 뭉친 SK가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을지 흥미롭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