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신중하게 라인을 살핀 뒤 퍼트를 해도 공은 번번이 컵을 외면했다.
지난해 최고 시즌을 보내는 데 효자 노릇을 했던 두툼한 ‘슈퍼 스트로크 그립’을 끼운 퍼터를 계속 사용했지만 이번만큼은 전혀 효과가 없어 보였다
4일 미국 하와이 카팔루아의 플랜테이션GC(파73)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메르세데스벤츠 챔피언십 1라운드.
최경주는 퍼트 수가 36개까지 치솟으며 6오버파 79타로 부진해 출전 선수 31명 가운데 29위에 처졌다. 드라이버와 아이언 정확도는 각각 73.3%와 72.2%로 무난했으나 홀당 평균 퍼트 수 2개를 기록하면서 버디는 1개에 그쳤고 보기 3개와 더블보기를 2개나 해 통산 네 번째 출전한 올해 대회에서 역대 최악의 스코어를 냈다.
2003년 준우승에 이어 지난해 8위에 올랐을 만큼 이 대회에는 자신이 있었기에 내심 시즌 첫 대회에서 우승까지 노렸지만 5언더파 68타로 단독 선두에 나선 닉 와트니(미국)에게는 무려 11타나 뒤졌다.
비를 동반한 강한 무역풍이 불면서 롱 게임보다는 퍼트 감각이 좋은 선수가 대거 상위권에 올랐다. 퍼트 수 상위 5명이 모두 첫 라운드를 10위 이내로 마친 것.
악조건 속에서 10명만 언더파 스코어를 기록한 가운데 지난해 챔피언 비제이 싱(피지)은 짐 퓨릭(미국) 등과 공동 16위(1오버파 74타)에 머물렀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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