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욕심보다 한 아버지의 모습으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출신 투수 김선우(31)가 11년 만에 국내로 돌아왔다.
두산은 김선우와 10일 계약금 9억 원, 연봉 4억 원, 옵션 2억 원 등 총 15억 원에 입단 계약을 했다. 동기생 라이벌 서재응(31)이 KIA에 입단하며 받은 총 15억 원(계약금 8억 원, 연봉 5억 원, 옵션 2억 원)과 같은 금액.
1996년 두산(당시 OB)에 고졸 우선 지명된 우완 정통파 투수 김선우는 1997년 고려대를 중퇴하고 보스턴에 입단한 뒤 몬트리올과 신시내티, 샌프란시스코 등을 거쳤다.
김선우는 국내에 복귀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로 ‘두 아들’을 꼽았다.
그는 “내 자신의 삶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그동안 욕심을 부렸다. 미국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이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아버지로서의 삶과 야구인으로서 어디서 더 사랑받을 수 있는가를 고민하다 국내 복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국내 마운드 적응에 대해 그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스피드보다는 변화구 연습을 많이 해 스타일 변화도 꾀했다. 경험도 쌓이면서 마운드에서 편하게 던지는 법을 알았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중학교 때부터 줄곧 달았던 등번호 32번을 택한 그는 미국에 진출하고자 하는 후배들에게 “프로라는 것이 어떻다는 것을 경험하고 가는 것이 좋다. 찾아오면 언제든 조언을 해 주겠다”고 말했다.
두산 김경문 감독은 “김선우가 들어오면서 작년보다 투수진 운영에 자신감이 생겼다. 좋은 성적으로 팬들께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두산은 올 시즌 재영입한 왼손 투수 게리 레스(35)와 맷 랜들(31), 김선우를 중심으로 선발 마운드를 꾸린다.
한편 김선우마저 국내로 복귀함에 따라 미국에서 활약하는 한국인 선수는 박찬호(LA다저스), 김병현(플로리다), 추신수(클리블랜드)만 남게 됐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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