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쿨러닝’ 기적은 계속된다

  • 입력 2008년 1월 14일 02시 57분


루지-스켈리턴 3회연속 올림픽 출전 강광배감독

이번엔 빌린 썰매로 사상 첫 봅슬레이 월드컵티켓

한국봅슬레이대표팀이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시리즈 진출권을 따냈다.

강광배(35·강원도청) 감독이 파일럿, 이진희(강릉대)가 브레이크맨을 맡은 한국은 13일 미국 유타 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2008 아메리카컵 2차 대회 2인승 경기에서 8위를 차지했다. 전날 1차 대회에서 7위를 했던 한국은 이로써 세계 랭킹 18위에 올라 20위까지 주어지는 2008∼2009시즌 월드컵 시리즈 출전권과 내달 독일 세계선수권 참가 자격을 얻었다.

이번 월드컵 출전권 확보 쾌거에는 척박한 한국 썰매 종목에서 기적을 이뤄 온 개척자 강광배 감독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루지와 스켈리턴 선수로 3회 연속 동계올림픽에 출전했던 강 감독은 2004 월드컵스타트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해 한국의 봅슬레이 사상 첫 국제대회 입상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여전히 한국 썰매 종목의 현실은 암울하다.

대표팀이 이번 대회에 사용한 봅슬레이에는 ‘KOREA(한국)’가 아닌 ‘USA(미국)’가 찍혀 있었다. 주최 측에 500달러(약 47만 원)를 내고 봅슬레이를 빌려서 출전했는데 그것도 미국이 15년 전에 사용하고 창고에 보관해 두던 ‘골동품’을 수리해서 탔기 때문.

대당 2000만 원이 넘는 2인용 봅슬레이는 2003년 강원도청이 구입했지만 2년도 안 돼 부서져 대회 때마다 빌려 쓰고 있다. 훈련 시설도 얼음 트랙은커녕 스타트 시설조차 없다.

하지만 강 감독은 “이제 목표는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는 것”이라며 밝게 웃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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