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절 많은 우승이었다.
이현일은 지난해 이 대회 1회전에서 탈락한 뒤 대표팀을 이탈했다. “더는 못하겠다. 좀 쉬고 싶다”는 게 그 이유였다.
하지만 그해 6월 김중수 대표팀 감독을 찾아와 무릎을 꿇었다. “죄송합니다. 기회를 주세요.”
그래서 다시 달게 된 태극마크였다. 그 후 속죄하는 마음으로 코트에 나선 그는 지난주 말레이시아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부활을 알렸다.
그가 꺾은 린단은 누구인가. 이현일과 같은 왼손잡이로 2005년과 지난해 이 대회에서 우승한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테크니션.
그로부터 2년이 흘러 그는 4000여 홈 팬의 열렬한 응원 속에 후련한 설욕전을 했다. 한국이 이 대회 남자단식에서 금메달을 딴 것은 1996년 김학균 이후 12년 만이다.
2005년 인도네시아오픈 이후 2년 5개월 만에 우승한 이현일은 “스매싱 대신 짧게 떨어지는 공격을 자주 구사한 게 주효했다. 묵은 짐 하나를 벗었다”며 기뻐했다.
반면 린단은 3세트 21-22에서 판정에 불만을 품고 중국 출신의 리마오 한국대표팀 코치에게 라켓을 집어던지며 주먹을 휘두르다 경고까지 받는 형편없는 매너를 보였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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