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달식 감독 “요즘 너무 편해요”

  • 입력 2008년 1월 30일 03시 11분


여자프로농구 신한은행 임달식 감독은 요즘 코트에서 말수가 부쩍 줄었다.

시즌 초에는 심판에게 큰 소리로 항의도 하고 선수들도 다그쳤지만 이제 그런 일은 주로 위성우 코치의 몫이다. 감독은 벤치에 조용히 앉아 있고 코치가 서 있는 경우가 자주 보인다. 다른 팀에서는 보기 드문 일이다.

프로농구에서 감독의 권한은 막강하다. 그에 비해 코치는 보조 역할에 그치는 것이 대부분. 하지만 임 감독은 위 코치에게 많은 권한을 줬다. 임 감독은 부상을 당한 선수가 있으면 몸을 만들기 전까지 아예 팀 훈련에서 제외한다. 재활 훈련은 코치와 선수가 알아서 한다. 선수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다독거리는 것은 위 코치 담당이다. 임 감독이 엄한 아버지 역할이라면 위 코치는 자상한 오빠인 셈.

임 감독은 “시즌 전부터 위 코치에게 그렇게 하라고 했다. 처음에는 눈치를 보는 것 같더니 요즘에는 알아서 큰 목소리를 낸다”면서 “큰일만 신경 쓰면 되니 나도 편하다”며 웃었다.

임 감독은 시즌 초 마음고생을 꽤 했다. 힘들게 이겼는데도 ‘신한은행이 너무 잘해 여자 농구가 재미없다’는 말까지 들었다. 그는 “모두 우리가 지기를 바라는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들었는데 이제는 마음을 비웠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28일 사천(삼천포)에서 열린 신세계와의 경기에서 이겨 팀 사상 최다인 11연승을 달성했다.

“조선대에서 지휘봉을 잡았던 게 큰 도움이 됐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생각으로 할 수 있는 작전은 다 해봤다”며 “11연승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남녀 농구 통틀어 최다인 16연승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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