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핸드볼은 강했다’...남자팀도 日 꺾고 베이징행

  • 입력 2008년 1월 30일 21시 19분


한국 핸드볼이 남녀 모두 올림픽 본선 행 티켓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하루 전 한국 여자 핸드볼 대표팀이 일본에 완승한데 이어 30일 남자 대표팀도 도쿄 요요기 국립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08 베이징올림픽 남자핸드볼 아시아 재예선에서 일본을 28-25로 제압했다.

아시아핸드볼연맹(AHF)이 주도한 중동심판들의 편파판정으로 지난 9월 열린 아시아 예선에서 탈락의 비운을 맛봤던 한국 남녀 핸드볼은 재 경기를 지시한 국제핸드볼연맹(IHF)의 구제 덕분에 어렵사리 올림픽 무대를 밟게 됐다.

전날 13점차의 대승을 거둔 여자팀과 달리 남자팀은 경기 막판까지 일본의 거센 추격에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경기를 펼쳤다. 한국은 주포 윤경신이 장신을 이용한 타겟맨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고 또 다른 백전노장 백원철과 이재우, 정수영 등이 상대의 빈틈을 노려 여러 차례 일본의 골문을 열어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아울러 한국 남자 핸드볼은 93년 아시아선수권 이후 일본전 무패 행진도 이어갔다.

한국의 김태훈 감독은 일본의 허를 찌르듯 윤경신을 빼고 젊은 선수들 위주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전반 시작과 함께 백원철의 멋진 골로 산뜻하게 경기를 시작한 한국은 육탄전을 방불케 하는 일본의 거친 수비에 다소 고전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노련한 한국 팀은 전반 중반을 넘어서며 실력의 우위를 입증하기 시작했다. 골키퍼 강일구의 선방을 바탕으로 일본 공격의 맥을 끊은 뒤 착실히 득점을 쌓아갔고 전반 22분경 백원철의 패널티드로로 10-7, 3점차로 달아났다. 경기의 주도권을 쥔 한국은 이후 좌우 할 것 없는 무차별 슛으로 일본 수비벽을 무너뜨리며 전반 5분을 남기고 4점까지 격차를 벌렸다.

14-11로 앞선 채 전반을 마친 한국은 후반 들어 더욱 맹공을 퍼부으며 후반 5분경에는 5점차까지 격차를 벌렸다. 공수 모두에서 한 수 위의 조직력을 과시한 한국은 후반 중반까지 3~5점차를 꾸준히 유지하며 일본의 추격을 따돌렸다.

그러나 홈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일본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야금야금 점수차를 줄여가던 일본은 후반 22분 경, 가도야마의 골로 2점차까지 따라붙으며 한국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그러나 한국은 뒷심을 발휘하며 경기 종료를 1분 남기고 백원철의 골로 쐐기를 박아 대미를 장식했다. 최종스코어는 28-25. 한국의 마지막 골을 성공시킨 백원철은 접전이 펼쳐진 후반에만 5골을 몰아 넣는 등 이날 총 9골을 작렬해 한국 승리를 이끈 히어로가 됐다.

한국 핸드볼이 연 이틀 도쿄에서 열린 올림픽 아시아 재 예선에서 남녀 모두 일본을 꺾고 동반 올림픽 본선 행을 결정짓는 순간이었다.

정진구 스포츠동아 기자 jingoo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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