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가 끝난 뒤 조용히 형제를 부른 사람이 있었다. 이들의 투지와 가능성을 높게 본 모비스 유재학 감독과 KT&G 유도훈 감독이었다. 재미교포 최금동(22), 은동 형제. 29일 드래프트에선 지명을 받지 못했지만 형 금동은 모비스에서, 동생 은동은 KT&G에서 연습생 신분으로 프로 데뷔를 노리게 됐다.
형제에게 농구는 꿈이다. 형제는 8세 때 부모와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다. 선수로서는 작은 176cm의 키에도 형제는 고교 시절 지역 리그에서 최우수선수로 뽑힐 만큼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미국 사회의 질시는 컸다. “고교 시절 밤에 연습을 마치고 나오면 흑인 10여 명이 총으로 위협해 돈을 뺏기도 했다. 동양 애들이 농구를 하는 것, 더구나 잘하는 것을 싫어했다.”(금동)
그러나 형제는 대학(샌타모니카)에서도 농구의 꿈을 키웠고, 비록 최고 연봉 1800만 원에 불과한 연습생이지만 모국에서 프로 선수의 꿈을 이어가게 됐다.
형제는 약속했다. ‘프로 무대에 빨리 데뷔하고 성공해서 미국에서 고생하시는 부모님을 하루빨리 고국으로 모셔 오자’고. 이들 형제의 코리안 드림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