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산책]스포츠산업 기본은 학교 체육수업

  • 입력 2008년 2월 1일 02시 42분


일본을 비롯해 미국 영국 독일 등 선진국은 초중고교 체육 수업을 주당 3시간 이상 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방과 후에 각종 스포츠클럽 활동을 하도록 유도한다. 대학은 클럽 활동이 왕성하거나 리더로 클럽을 잘 이끈 학생의 경우 사회성과 협동심, 리더십 등이 뛰어난 것으로 판단해 선발할 때 높은 점수를 준다. 이런 문화는 대부분의 학생이 스포츠 활동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게 만든다. 스포츠의 저변이 넓은 이유다.

모든 국가의 교육 목표는 전인교육이다. 국어 영어 수학 과학 못지않게 체육 음악 미술 등 인성을 쌓을 수 있는 교과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한국 교육도 겉으로는 전인교육을 강조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덕(德)과 체(體)보다는 지(智)를 우선시한다. 입시와 직접 관련이 있는 국어 영어 수학만을 강조하면서 체육은 무시한다. 현 정부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학생들이 국어 영어 수학 공부하기도 바쁜데 체육 음악 미술까지 하면 어떡하느냐. 체육 음악 미술 시간을 줄여라”고 해 파문이 일기도 했다.

교육 전문가들은 “벤치마킹의 천국인 한국이 교육만은 늘 후진국을 벤치마킹한다”고 비난한다.

덕과 체가 빠진 교육의 실상은 참혹하기만 하다. 청소년 탈선은 증가하고 비만과 정서 불안에 시달리는 학생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연령별 발달에 따른 신체적 정신적 욕구를 해결해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체육의 강화는 국내 스포츠의 저변 확대에도 기여한다. 국내 스포츠의 저변이 약한 이유는 학생들이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기회가 없어서다. 스포츠를 알아야 팬도 되는 게 이치다. 교육 구조상 스포츠팬이 나오기 힘들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대한수영연맹 회장을 지냈고 테니스를 즐기는 등 스포츠에 관심이 많다고 알려져 있다. 이 당선인이 수능과 영어교육 개혁 등 급한 불을 먼저 끄고 백년대계를 이끌 수 있는 전인 교육 시스템을 만들기를 기대해 본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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