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 눈물 흘리고… 신지애, 웹에 연장 패배 준우승

  • 입력 2008년 2월 4일 02시 45분


‘미소 천사’ 신지애(20·하이마트·사진)가 연장 접전 끝에 아쉬운 준우승에 머물렀다.

비록 우승컵을 안는 데는 실패했어도 ‘여자 백상어’ 캐리 웹(34·호주)과 치열한 접전을 펼치며 한국 여자 골프의 강렬한 인상을 남긴 게 큰 수확이었다.

3일 호주 멜버른 킹스턴 히스GC(파73)에서 끝난 유럽여자프로골프(LET)투어 호주여자오픈.

지난해 10승을 거둔 국내 최강 신지애는 4라운드에서 6언더파 67타를 쳐 합계 8언더파 284타로 웹과 동타를 이룬 뒤 연장 두 번째 홀에서 패했다.

웹이 누구인가. 메이저 7승을 포함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통산 35승을 거둔 명예의 전당 멤버로 현재 세계 랭킹 3위. 더군다나 웹은 홈 팬의 일방적인 응원까지 받았다.

하지만 신지애는 한국 선수로는 최고인 세계 7위의 자존심을 앞세워 전혀 주눅 들지 않았다. 평소 마지막 라운드만 되면 몰아치기로 유명했던 그는 이날도 후반 9홀에서 버디만 4개를 낚아 2타 차 단독 선두로 웹보다 먼저 경기를 끝내 우승의 희망을 부풀렸다.

그러나 웹은 16번홀(파4)에서 10m도 넘는 버디 퍼트를 넣은 데 이어 17번홀(파3)에서 다시 버디를 추가해 신지애와 동타를 이뤘다.

18번홀(파4)에서 열린 첫 번째 연장에서 둘 다 파를 한 뒤 같은 홀에서 치른 두 번째 연장에서 신지애는 10m 버디 퍼트가 홀 왼쪽을 지나간 반면 웹은 3m 버디를 넣으며 승리를 결정지었다.

신지애는 “우승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끝난 게 아니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월드컵에 이어 연속 2위에 머문 그는 다음 주 LET 호주레이디스마스터스에서 다시 정상에 도전한다.

대회 2연패이자 통산 네 번째 정상에 서며 4만4819유로(약 6300만 원)를 받은 웹은 “15번홀에서 2타 뒤진 사실을 알고 놀랐다. 신지애가 좀처럼 실수가 없어 꼭 버디를 해야만 했다. 나 같은 노장도 여전히 기름 탱크가 꽉 차 있다”며 기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