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 포비아’ 그린 점령

  • 입력 2008년 2월 5일 03시 00분


경쟁자들 결정적 순간에 자멸, 최근 8개 대회서 7승… ‘단일시즌 그랜드슬램’ 가능성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기세가 하늘을 찌를 듯하다.

우즈는 지난주 시즌 처음 출전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뷰익인비테이셔널에서 4연패를 이뤘고 3일 끝난 유럽투어 두바이 데저트클래식에서 짜릿한 역전 우승을 거뒀다. 올 시즌 승률 100%.

“2전 2승이면 이상적인 출발이다. 우승하려고 출전하는 게 아니냐.”

우즈는 지난해부터 최근 8개 대회에서 우승 7회(5연승 포함)에 준우승 1회를 기록하고 있다. 2위와의 평균 타수 차는 무려 4타.

소름이 돋을 만한 이런 상승세는 결정적인 순간에 더욱 빛나는 샷 능력과 경쟁자들을 자멸로 이끄는 ‘우즈 공포증’이 위력을 떨쳐서다.

지난해 로리 사바티니를 비롯한 몇몇 젊은 선수가 “우즈는 얼마든지 꺾을 만하다”며 큰소리를 쳤으나 이제 이런 분위기는 쏙 들어간 듯하다.

두바이 데저트클래식에서 우즈는 후반 9홀에만 버디 6개를 집중시켰고 특히 17, 18번홀 연속 버디로 승부를 갈랐다. 그와 우승을 다퉜던 어니 엘스는 18번홀에서 두 번째 샷을 물에 빠뜨리며 보기로 무너져 10년 전인 1998년 조니워커클래식에서 8타 차 선두였다 우즈에게 역전패한 악몽을 떠올렸다. 지난해 챔피언 헨리크 스텐손은 17번홀 보기에 이어 18번홀 더블보기로 타이틀 방어의 꿈을 접어야 했다.

2주를 쉬고 22일 개막하는 액센추어 월드매치플레이챔피언십에 출전하는 우즈는 올 시즌 4대 메이저 타이틀을 모두 거머쥐는 ‘단일 시즌 그랜드슬램’을 노리고 있다. 올해 메이저대회 장소는 모두 우즈와 궁합이 잘 맞는 코스여서 그 가능성은 더욱 높아 보인다.

통산 13승을 올리도록 역전우승이 없었던 메이저대회에서도 역전승을 거둘 수 있을지 흥미를 끌지만 정작 우즈는 “역전승도 좋지만 7, 8타 차의 완승이 더 즐겁다”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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