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기세가 하늘을 찌를 듯하다.
우즈는 지난주 시즌 처음 출전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뷰익인비테이셔널에서 4연패를 이뤘고 3일 끝난 유럽투어 두바이 데저트클래식에서 짜릿한 역전 우승을 거뒀다. 올 시즌 승률 100%.
“2전 2승이면 이상적인 출발이다. 우승하려고 출전하는 게 아니냐.”
우즈는 지난해부터 최근 8개 대회에서 우승 7회(5연승 포함)에 준우승 1회를 기록하고 있다. 2위와의 평균 타수 차는 무려 4타.
소름이 돋을 만한 이런 상승세는 결정적인 순간에 더욱 빛나는 샷 능력과 경쟁자들을 자멸로 이끄는 ‘우즈 공포증’이 위력을 떨쳐서다.
지난해 로리 사바티니를 비롯한 몇몇 젊은 선수가 “우즈는 얼마든지 꺾을 만하다”며 큰소리를 쳤으나 이제 이런 분위기는 쏙 들어간 듯하다.
두바이 데저트클래식에서 우즈는 후반 9홀에만 버디 6개를 집중시켰고 특히 17, 18번홀 연속 버디로 승부를 갈랐다. 그와 우승을 다퉜던 어니 엘스는 18번홀에서 두 번째 샷을 물에 빠뜨리며 보기로 무너져 10년 전인 1998년 조니워커클래식에서 8타 차 선두였다 우즈에게 역전패한 악몽을 떠올렸다. 지난해 챔피언 헨리크 스텐손은 17번홀 보기에 이어 18번홀 더블보기로 타이틀 방어의 꿈을 접어야 했다.
2주를 쉬고 22일 개막하는 액센추어 월드매치플레이챔피언십에 출전하는 우즈는 올 시즌 4대 메이저 타이틀을 모두 거머쥐는 ‘단일 시즌 그랜드슬램’을 노리고 있다. 올해 메이저대회 장소는 모두 우즈와 궁합이 잘 맞는 코스여서 그 가능성은 더욱 높아 보인다.
통산 13승을 올리도록 역전우승이 없었던 메이저대회에서도 역전승을 거둘 수 있을지 흥미를 끌지만 정작 우즈는 “역전승도 좋지만 7, 8타 차의 완승이 더 즐겁다”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