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국가대표팀은 6일 서울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1차전 투르크메니스탄과의 경기에서 두 골을 터뜨린 설기현의 맹활약을 앞세워 4-0으로 압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요르단, 북한과 함께 3조에 속한 한국은 1승 0패를 기록,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향한 첫 걸음을 순조롭게 내디뎠다.
또한 한국은 투르크메니스탄과의 역대 전적에서 1승 1패로 동률을 이뤘다. 한국은 지난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에서 2-3으로 역전패한 바 있다.
‘코리언 프리미어리거 3인방’(박지성-설기현-이영표)의 활약이 돋보인 경기였다.
이날 허 감독은 포백(four-back)을 앞세워 수비력 강화에 중점을 둔 4-2-3-1 포메이션을 내세웠다. 원톱에 박주영을 기용했고, 좌우측면 공격수에 염기훈과 설기현을 출전시켰다.
또한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선 박지성은 공수의 조율을 담당했고, 김남일과 조용형은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중원을 강하게 압박했다. 포백라인은 이영표-강민수-곽태휘-오범석으로 구성됐다. 골키퍼는 정성룡.
우선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풍부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저돌적인 돌파와 킬패스를 선보이며 공격에 파괴력을 더했고, 설기현(풀럼) 역시 빠른 스피드를 이용해 수비수 뒷공간을 파고들어 여러 차례 위협적인 크로스로 올렸다.
‘꾀돌이’ 이영표(토튼햄 핫스퍼)는 물샐 틈 없는 수비력으로 조직력이 불안한 수비진에 안정을 꾀했을 뿐만 아니라 활발한 오버래핑으로 공격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기 초반 투르크메니스탄의 탄탄한 조직력에 이렇다할 공격찬스를 잡지 못하던 한국은 문전 중앙에서 맞은 세트 피스 상황에서 박주영의 슈팅으로 포문을 열었다.
계속해서 상대의 측면을 노린 한국은 전반 22분 오른쪽 문전에서 박주영이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때렸지만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혀 골문을 여는데 실패했다.
하지만 끈질기게 상대를 몰아부친 한국은 결국 선취골을 넣는데 성공했다. 전반 44분 오른쪽 측면에서 두 명의 수비수를 제친 설기현의 크로스를 곽태휘가 공중으로 솟구쳐 올라 헤딩슛으로 골네트를 가른 것.
한국은 이번 골로 지난 해 7월 아시안컵 조별리그부터 이어온 4경기 무득점 행진에 마침점을 찍었고, 고질적인 골 결정력 부재를 털어내는 기회가 됐다.
전반을 1-0으로 앞선 채 마친 한국은 후반 초반 추가골을 터뜨리며 상승세를 탔다. 후반 13분 곽태휘의 상대 뒷공간을 허무는 롱패스를 이어받은 박주영은 문전으로 쇄도하던 설기현에게 볼을 연결, 설기현은 침착하게 수비수 한 명을 제치고 강력한 왼발슛으로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기세가 오른 한국은 후반 26분에도 왼쪽 아크 서클에서 김남일의 패스를 이어받은 박지성이 오른쪽 골문으로 빨려 들어가는 감아차기 슈팅으로 한국의 세번째 골을 터뜨렸다.
경기가 계속될수록 조직력이 살아난 한국은 후반 교체 투입된 이관우가 투르크메니스탄의 일자 포백수비를 허무는 날카로운 패스를 설기현에게 연결, 설기현은 상대 골키퍼까지 제치고 가볍게 밀어 넣어 대승을 마무리지었다.
한편 이날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합격점을 받은 허정무호는 오는 17일부터 23일까지 중국에서 열리는 동아시아연맹 선수권에 출전한다.
김진회 기자 manu35@donga.com
[화보]허정무호, 설날 화끈한 골잔치…프리미어리거 3인방 맹활약